2025.06.18 (수)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제약/바이오

치료제와 IT의 만남 ‘디지털 처방’, 먼 이야기일까?

4차산업혁명시대 정밀의료 최전방 담당할 주역

최근 노바티스가 디지털 치료 분야 전문 피어 테라퓨릭스(Pear Therapeutics)와 정신병 및 신경퇴행성 질환의 디지털 처방 치료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선언하며, 다가올 4차산업혁명시대에 치료제와 IT가 결합해 만들어 갈 ‘디지털 처방’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노바티스는 지난 1일(현지시각) 자사의 신경질환 분야 전문성과 피어 테라퓨릭스의 디지털 처방 기술을 접목해 조현병 및 다발성 경화증 치료에 대한 디지털 처방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하기로 협력했다고 전했다.


현재 노바티스는 ‘길레니아(한국명 피타렉스)’라는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2017년 글로벌 연매출 31억 8,500만 달러(약 3조 4,423억 원)를 기록한 제품으로 노바티스의 최대품목으로 꼽히고 있다.


피어 테라퓨릭스는 FDA로부터 인증 받은 디지털 처방 치료 기술 전문회사로, 임상적으로 검증된 소프트웨어 응용 프로그램을 기 승인된 치료제 혹은 치료 패러다임과 결합하여 환자에게는 더 나은 치료 결과를 제공하고 의사에게는 보다 효과적인 치료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비용-효과성을 높이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피어 테라퓨릭스의 디지털 처방 기술은 모바일 및 데스크탑 응용 프로그램을 통해 환자에게 인지 행동 치료와 같은 임상적으로 입증된 치료법을 제공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조현병이나 다발성경화증 치료에 승인을 받으면 약물 치료와 함께 처방될 수 있고, 이후 다양한 질병에 적용해 치료할 수 있는 잠재력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노바티스는 이번 공동 개발에서 실시간으로 환자의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환자의 일상적인 행동 및 생물학적 변화를 감지하며, 환자 치료 순응도를 향상시켜 궁극적으로 치료 결과를 향상시키는 기술 개발에 협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바티스 생명의학연구소의 제이 브래드너(Jay Bradner) 박사는 "정신병 및 신경퇴행성 질환은 환자와 그 가족에게 막중한 육체적, 정신적, 경제적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며, "디지털 기기가 널리 보급됨에 따라 디지털 처방 치료는 다양한 의료적 미충족 질병군에서 미래의 질병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IT 기술의 발달과 디지털 기기의 일상화는 의료환경에도 영향을 미치며, 환자의 주체성을 더욱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의료 패러다임으로 흔히 ‘정밀의료’를 꼽고 있는데, 이 정밀의료의 핵심이 바로 환자 중심의 맞춤의료다.


환자의 진료 데이터, 유전자 데이터, 라이프 로그 데이터로 이뤄진 빅데이터와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통해 환자 개개인에 최적화된 맞춤 헬스케어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현재의 ‘치료’ 중심의 의료가 아닌 ‘예방’ 중심의 의료로 나아간다는 것.


의료환경에서 빅데이터 구축과 인공지능의 활용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디지털 기기를 통한 환자의 생활습관 교정이나 행동장애 맞춤 치료는 이미 시작된 지 오래다.


거기에 더해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최적의 약물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디지털 기술과 약물을 접목시킨 ‘디지털 처방’ 기술도 이미 FDA로부터 승인을 받으며 특정 질환군에서 활용되고 있다.


2013년 6월 WellDoc이 모바일 앱을 통해 당뇨병 환자의 상태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한 디지털 치료 프로그램을 FDA로부터 최초 승인 받아 출시한 이후, 미국 보건당국이 승인된 디지털 치료를 통한 생활습관 개선 효과가 약물 대체요법보다 우수하다는 점을 인정하며, 2016년 3월에는 당뇨 예방을 위한 디지털 치료 프로그램 보상안을 발표하게 된다.


이후 지난해 9월에는 약물 남용을 억제하기 위해 피어 테라퓨릭스가 개발한 프로그램이 FDA로부터 승인 받았으며, 이것이 약물과 디지털 치료를 접목한 최초의 ‘디지털 처방 기술’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제2형 당뇨병 예방∙관리에 있어 디지털 치료를 통해 건강한 생활습관을 촉진하고 환자의 활동 수준, 식이요법, 체중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코칭 프로그램이나 관련 그룹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당뇨 환자가 약물치료나 수술이 필요 없는 상태로 호전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조기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또한 약물 남용에 있어서는 표준 치료제와 함께 ‘디지털 처방’ 치료를 진행함으로써, 환자에서 문제 약물로부터의 금욕을 높이고 치료효과 유지를 증가시키는 것이 임상적으로 입증됐다.


천식 치료 분야에서는 흡입기 연결 센서에 특정 약물과 접목하여 환자의 사용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앱을 사용함으로써 환자의 약물 사용량을 줄이는 조기 결과를 얻어내기도 했다.


불면증 치료 분야에서 수면제 사용 비용과 비교해 비용 절감 효과를 얻어내거나, 정신분열증이나 ADHD, 자폐증, 우울증 등에도 적용되며 약물치료 효과를 높이거나 비용 절감을 함으로써 환자의 부담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당뇨, 비만, 순환기질환, 중추신경계 질환 분야에서 디지털 치료 시장은 미국 내에서만 2025년까지 약 90억 달러(약 9조 7,128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디지털 기기 보급률이 높은 국내 환경을 감안한다면, 국내 의료 환경에서의 디지털 처방 기술 활용 가능성은 높다고 말할 수 있다. 때문에 미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새로운 디지털 처방 치료법이 개발되어 4차산업혁명시대의 최전방 선수로서 보건산업 확장에 기여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