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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병협 임영진 회장, 의협과 다른 길 갈 수도

의협, 개원의 이익만 챙겨…전체 의사 이익 대변해야

지난 1일 집행부 구성을 완료한 임영진 회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현 의료 환경에 맞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가 지난 11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소재 병협 대회의실에서 임영진 회장 취임식 이후 첫 기자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병협 제39대 집행부 회무 운영 철학은 ▲단합된 병협 ▲준비되고 강력한 병협이다. 

임영진 회장은 "회원 병원과 10개 직능단체 및 12개 지역단체와의 단합 ·협업을 통해 병원계의 상생 구조를 마련하고자 한다. 또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역량을 강화해 미래를 준비하고, 조화롭게 소통 · 화합해 서로 이해 · 존중하는 가운데 협업 · 상생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회원 병원을 위해 행동으로 실천하는 협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전문성 · 연속성을 고려한 집행부를 구성했다고 했다.

임 회장은 "인사가 만사라고, 2주간 고민했다. 이번 집행부 구성 기준은 가능한 모든 직능단체에서 참여하는 인사, 업무의 연속성 · 전문성 · 화합 차원의 인사이다."라면서, "미래의 병협을 준비하기 위해 차세대 인재를 전면 배치해 '부위원장' 직책에 기용함으로써 각 위원회의 업무 효율성을 확보했다. 이번에 집행부를 구성하면서 보직이 너무 많아진 게 아니냐는 오해가 있었다. 젊은 병원장을 부위원장 직책에 대거 기용했으며, 큰 열정으로 협회 활동에 열심히 참여한 이들을 임명했다."라고 말했다.

이전에 없었던 ▲미래정책위원회 ▲노사협력위원회를 신설했다고 했다.

미래정책위원회를 통해 병협은 ▲남북교류 확대에 따른 북한의료지원 ▲4차 산업시대에 대한 준비 등 변화하는 의료 환경을 예견하고 정부에 선제적 정책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주제별 외부 전문가 자문단을 설치 · 운영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

임 회장은 "이번에 남북정상회담으로 많은 것을 느꼈다. 두 정상이 만나 대화했는데, 의료계와 정부도 못 할 것 없다. 향후 남북 관계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북한 의료계와의 협력을 미리 준비하는 게 미래정책위원회의 첫 과제라고 생각한다."라면서, "국내 여러 유수병원에서 결핵 등과 관련해 북한에 많은 지원을 해왔다. 현재 많은 준비가 돼 있고, 발 빠르게 준비해 남북 간 의료 협력 체계를 만들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노사협력위원회에서는 회원병원의 노사갈등문제와 관련해 ▲노동조합과 소통채널 지속적 확대 ▲중재 ·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임 회장은 현안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저수가 문제라고 했다.

임 회장은 "이번달 서진수 보험위원장 중심으로 수가협상이 진행되는데, 방금 건보공단 김용익 이사장과 좋은 의견을 교환하고 왔다. 어느 때보다도 현실을 반영한 적정 수가를 이뤄내야 하는데 그 의견을 함께했다. 문재인 케어는 너무나도 예민한 부분이고, 각 의약단체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 아까 얘기를 나누면서 김용익 이사장이 선택적 · 단계적 단어를 많이 강조했다. 이에 맞게 병협에서도 합리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보건의료인력 문제도 언급했다.

임 회장은 "저수가와 더불어 중요한 것이 의료인력 수급이다. 인력 수급과 관련하여 정부가 그간 정책을 많이 냈는데도 해결이 쉽지 않다. 또,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와 의료계가 동일한 생각을 가져야 하고, 여기에 보건의료일자리 특별위원회가 앞장서야 한다. 병협에서도 이 위원회에 참여했으며, 보건의료분야의 좋은 일자리 마련을 위한 개선 방안을 제시하겠다."라고 말했다.

전공의 수련교육과 관련해서는 "수련환경이 개선돼야 하는 건 당연하다. 전공의 교육을 잘 시행하여 그들이 우리보다도 더 훌륭한 의사로 성장해야 한다. 그런데 두 마리 토끼를 전부 잡기 쉽지 않다. 큰 병원, 레지던트 의존도가 높은 병원일수록 중환자실에 의사가 없고 당직의가 없는 등 무인촌 현상이 발생한다. 이와 관련해 환자 안전에 마이너스가 되는 부분이 분명하게 있다. 시급히 해결해야 하며, 관계 당국과 여러 논의를 거쳐 방안을 찾겠다."라고 말했다.

임영진 회장의 발표가 끝나고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남북 간 의료 교류 계획과 관련하여 임 회장은 "강남세브란스병원장인 김근수 미래정책위원장이 나이답지 않게 젊고, 미래지향적이다. 또, 그간 세브란스에서 북한 의료지원 사업을 많이 진행해왔기 때문에 세브란스 중심으로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세브란스 이외에도 북한에 의료 지원을 해왔는데 그러한 부분들을 파악하여 병협 차원의 실무 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며, 이 부분은 진행 시에 자세히 얘기하겠다."라고 말했다.

유인상 총무위원장은 "북한의료지원은 일반적인 계획으로만 볼 게 아니라 자존감을 충분히 고려하여 공동 주제를 가지고 협력 · 협업을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일방적인 지원은 배제 · 지양할 가능성이 크다. 자존감이 상하지 않는 방식으로 가겠다."라고 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와 병협 관계에 대해 임 회장은 "친하게 지내야 한다. 의협이 우리 수장이다. 당연히 모든 현안에 대해 대화를 통해 서로 돕고 풀어나가야 한다. 잘 알다시피 의협 · 병협 정책협의체가 과거 박상근 병협회장 때부터 지금까지 운영돼왔다. 임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서 현안을 논의하는데, 향후에도 그런 일들이 지속될 거로 생각한다."라면서, "며칠 전 취임 인사차 최대집 회장을 만나 좋은 대화를 많이 나눴는데, 오늘 바로 내 옆에 앉아있길래 손도 꽉 잡았다."라고 말했다.

지금 의협 상황에서 갑자기 변화하기 어렵다고 했다.

임 회장은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을 만나면서 ▲의료계 내부 신뢰 구축 ▲통큰 대화 ▲포용 등을 강조했으며, 의협 회장에게도 이를 언급했다고 했다.

임 회장은 "이 세 가지 부분에서는 의견을 같이하자고 했다. 방법론의 경우 협회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길을 갈 수도 있다고 본다. 전제 조건은 환자를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진수 보험위원장은 "의협과 병협은 대립적인 단체가 아니다. 전체 의사를 아우르는 곳이 의협이며, 저수가 등의 여러 규제적 의료 환경에서 신음하는 측면에서도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 다만 최근 의정협의체를 운영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의협이 개원의 이익을 대변하는 성격이 강해지다 보니 때때로 병협과 대립적으로 비치기도 해서 우리가 전체 의사 이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처신할 것을 의협에 당부했다."라고 말했다.

"개원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보험위원장은 "문재인 케어와 관련하여 우리도 의협과 마찬가지로 우려하고 있다. 과거 수가 지원 등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던 전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 적정 수가 보장을 과연 믿어도 되는지 의문이다. 하지만 문재인 케어 방향 자체가 의료 · 삶의 질을 올리고 재난적 의료비 부담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정부 대의에 동참하고자 한다."라면서,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국민 정서에 부합 · 납득할 수준에서 의사를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고도일 홍보위원장은 "지금까지 병협은 중소병원 · 전문병원 · 대학병원 등 여러 단체의 화합 형태였다. 즉, 합쳐진 단체이다. 이번에 강력한 지지 속에서 회장이 당선됐기 때문에, 더욱 더 강력한 협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면서, "지난번 메르스 사태와 같이 감염이 전 국가적인 사안으로 떠올랐는데 이 부분에 대해 준비하고 선제적으로 대국민 홍보에 나서는 게 병협 차원에서의 사회봉사 핵심 사안이 될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기 어렵지만 지속적으로 노력 · 개발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미래정책위원회를 통한 선제적 정책 방향 제시와 관련해 임 회장은 "현실에 맞지 않는 정책이 매우 많다. 미리 준비하면 의료계 발전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올바른 의료 전달이 가능하므로, 그런 의미에서 선제적 표현을 사용했다."라면서, "이번에 선거하면서 표를 얻기 위해 지방병원을 많이 다녔다. 지방병원 원장들과 만나면서 감동도 받고 많은 것을 느꼈다. 현재 의료 환경에 대해 잘 알게 됐고, 지역마다 차이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병협에서 병원 현장을 알려야 하며, 현장을 반영한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임 회장은 "역시 현장에 가봐야 한다. 공부 많이 하고 외국에서 많은 것을 배운 사람들이 정책을 만들기 때문에 현 정책이 이론적으로는 굉장히 좋다. 그런데 이 정책들이 과연 우리나라 의료 현장과 맞는지는 다시 봐야 한다. 또한, 마련된 정책이 완전히 정립되는 기간에 의료계가 겪는 어려움을 보전해줘야 한다. 선 시행 후 보존 기간이 짧아져야 하는데 너무 길어서 병원이 어려움에 부닥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정책이 미리 만들어져야 어려운 일들을 피해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