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투석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나, 현 의료 시스템으로는 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치료 및 관리가 다소 어려운 실정이다.
대한신장학회(이하 학회)가 17일 오전 11시 그랜드 힐튼 서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급증하는 투석 환자와 관련하여 관련 법규 신설, 건강보험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환자를 치료 ·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수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국내 1,272명, 국외 145명 등 현재까지 1,417명이 사전등록을 마쳤고, 12개국에서 총 4백 편의 초록이 접수돼 발표할 예정이다. 본회가 개최하는 국제학술대회 KSN 2018은 규모 확장보다는 신장학 분야의 최신지견에 대해 회원들이 다양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내실을 기하는 데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10년간 말기신부전증으로 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현재 전국 1천여 개의 인공신장실이 운영 되고 있으며, 최근 인공신장실을 갖춘 요양병원도 많이 늘어났다. 신장내과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인공신장실에서 근무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규모가 많이 커졌는데, 이제는 질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사장은 "질적 관리는 의료진의 질적 수준을 포함하여 시설 · 장비, 투석치료의 질 문제, 의료인의 윤리적 문제 등을 포함한다. 그간 우리 학회에서 질적 관리를 위해 시행한 인공신장실 인증평가와 말기신부전 등록사업에 관해 설명 · 소개하고자 오늘 이 자리를 마련했다. 오늘 간담회를 통해 학회 사업이 국민에게 널리 알려져서 현 제도의 문제가 개선될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학회가 강조하는 현 사안은 ▲인공신장실 인증평가 ▲말기신부전 등록사업이다.
인공신장실 인증평가와 관련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혈액투석 적정성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공신장실에 근무하는 혈액투석 전문의사 비율은 73.1%에 불과하고, 혈액투석 전문의사가 한 명도 없는 인공신장실도 23.7%에 달하고 있다. 말기신부전 환자에 대한 진료가 비전문적인 경우 인공신장실의 C형 간염 집단 발병이나 투석환자의 요독성 뇌증 발생과 같은 환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한림의대 신장내과 이영기 부교수는 "현재까지 우리나라 인공신장실 설치 기준은 없는 실정이다. 해외 각국에서는 이미 혈액투석과 관련해 인공신장실의 인력, 시설, 운영에 대해 설치기준을 가지고 있거나, 인증 형태로 인공신장실 질 관리를 시행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학회는 자율적인 인공신장실 질 관리와 불법 비윤리 의료기관 정화를 위해 2015년부터 전국 인공신장실 인증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평가대상 의료기관은 1년 이상 혈액투석을 시행한 인공신장실이며, 이번 인공신장실 인증평가에서는 총 76개 기관이 인증을 통과해 금년 5월 기준 전국 281개 기관이 우수 인공신장실 인증을 획득한 상태이다.
인증평가는 학회 투석위원회가 주관하며, 국제적인 수준의 진료지침과 국내 실정에 근거한 '우수 인공신장실 인증평가' 기준을 마련해 시행한다. 이번 인증평가는 총 96명의 평가위원이 참여했고, 현지조사를 통해 각 의료기관에서 이뤄지는 진료과정을 직접 확인했다.
인증을 받은 기관은 '우수 인공신장실 인증마크'를 부여받으며, 인증마크를 통해 환자 · 지역사회에 학회 인증의 인공신장실을 알릴 수 있다. 마크는 3년의 인증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인증을 받은 우수 인공신장실은 학회 홈페이지(www.ksn.or.kr)와 인공신장실 인증평가 홈펴이지(ksn.nephline.com)에서 검색할 수 있다.
이 부교수는 "대국민 홍보를 통해 믿을 수 있는 우수 인공신장실을 선택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고려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조상경 교수는 투석비용은 환자 한 명당 연간 3천만 원에 달하며, 이를 90% 이상 국가가 부담해 보건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했다. 조 교수는 만성콩팥병 및 투석환자에 대한 효율적 · 체계적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회가 국제학술대회로 전환해 개최하는 세 번째 학술대회인 KSN 2018에서 발표될 금년 등록사업 결과 발표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으로 혈액투석 환자 수는 73,059명, 복막투석 6,475명, 신장이식 19,212명 등 총 98,746명으로, 인구 1백만 명당 말기신부전 환자 수는 1,898명에 이르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인다.
환자 평균연령은 혈액투석 62.3세, 복막투석 53.8세였고, 말기신부전 원인질환의 경우 당뇨병성 콩팥병이 전체 환자의 48.9%이며, 고혈압성 콩팥경화증, 만성 사구체신염이 그 뒤를 따른다.
만성콩팥병 · 투석치료 발전에도 투석 환자의 5년 생존율은 남성 67.2%, 여성 71.7%로 낮으며, 심혈관계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45.1%로 가장 높은 사망 원인을 차지했다. 특히, 원인질환이 당뇨병이거나 영양 상태가 불량할 경우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 사회 복귀 및 재활을 살펴보면, 전체 혈액투석환자의 33%, 복막투석환자의 49%가 취업에 성공했다.
조 교수는 "본격적인 고령시대에 투석환자가 10만 명이 넘는 상황에서 양질의 치료 환경 조성은 국민 건강권 확보와 건전한 보건재정 확립을 위해 필수적이다. 심평원에서도 이미 혈액투석 적정성 평가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으며, 본회에서도 자체적으로 말기신부전 환자 등록사업과 인공신장실 인증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회원의 자발적 참여에 의존하고 있다."라고 했다.
조 교수는 "관련 법규 신설과 건강보험 제도 개선을 통해 미국, 일본과 같이 좀 더 체계적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관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