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부비동염(축농증)과 관련해 전체 진료인원 약 218만 명의 20.2%인 약 44만 명이 9세 이하의 어린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5명 중 1명으로, 보건 당국은 급성부비동염 발생 시 만성으로 이행되지 않게 적절한 약물치료를 시행할 것을 당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5년간 건강보험 적용대상자가 '만성 부비동염'으로 요양기관을 이용한 자료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부비동이란 코 주위의 얼굴 뼛속에 있는 공간으로, 이 공간들은 작은 구멍(자연공)을 통해 콧속과 연결돼 있고, 이를 통해 부비동 내의 공기의 환기 및 분비물의 배설이 이뤄진다. 부비동염(축농증)은 자연공이 막혀서 부비동이 제대로 환기 및 배설되지 않아 이차적으로 부비동에 염증이 발생하고, 농성 분비물이 고이면서 염증이 심해지는 상태이다. 대개 3개월 이상 지속할 경우에는 만성 부비동염으로 정의한다.
◆ 2017년 만성 부비동염 218만 명, 2013년 대비 12만 명 증가
최근 5년간 건강보험 가입자 중 만성 부비동염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진료인원은 2013년 약 206만 명에서 2017년 약 218만 명으로 5.7%(약 12만 명) 증가했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2013년 약 96만 명에서 2017년 약 101만 명으로 5.3%(약 5만 명) 증가했고, 여성은 2013년 약 111만 명에서 2017년 약 117만 명으로 6.1%(약 7만 명) 증가했다.
2017년 기준 연령대별 진료현황을 살펴보면, '만성 부비동염' 전체 진료인원 5명 중 1명(20.2%, 44만 12명)은 ▲9세 이하 연령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30대 34만 4,539명(15.8%) ▲40대 29만 6,951명(13.6%) 순으로 많았다.
남자는 ▲9세 이하 연령에서 23만 8,129명(23.6%)으로 진료인원이 가장 많고 ▲10대 15만 6,010명(15.5%) ▲30대 14만 540명(13.9%) 순이었다. 여자는 ▲30대에서 20만 3,999명(17.4%)으로 가장 많고 ▲9세 이하 연령대는 20만 1,883명(17.2%) ▲40대 16만 5,751명(14.1%) 순으로 많았다. 남녀 모두 9세 이하 연령대에서 '만성 부비동염' 환자가 타연령대 대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 9세 이하 아동 10명 중 1명은 '만성' 부비동염
건강보험 적용인구 대비 '만성 부비동염' 진료인원수를 분석한 '인구 10만 명당 진료인원수'를 살펴보면, 9세 이하 아동은 1만 7명으로 10명 중 약 1명에 해당하는 어린이가 2017년 한해' 만성 부비동염' 질환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구분해 살펴보면, 남자는 10만 명 당 10,543명이 '만성 부비동염'으로 진료를 받았고, 여자는 9,440명이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 명 진료인원 평균이 4,284명이고, 남성 평균 3,942명 그리고 여성 평균 4,628명인 것과 비교하면 9세 이하 아동에게서 성별과 관계없이 환자 수가 평균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이비인후과 정효진 교수는 만성 부비동염의 진료인원을 연령대별로 비교했을 때 9세 이하 아동에게서 특히 많이 발생하는 이유를 "소아는 어른과 달리 부비동이 아직 완전하게 발달하지 않았고, 부비동의 배출구(자연공)가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넓어 코와 부비동이 마치 하나의 공간처럼 연결돼 있어서 감기에 의한 염증이 쉽게 부비동으로 퍼지게 된다. 간혹 약물치료가 잘 듣지 않는 소아 부비동염의 경우에는 아데노이드 비대증이나 비용종이 원인일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여성의 경우 30대에서도 진료인원이 타 연령대에 비해 많이 나타나는 이유를 "가임기 여성의 경우 임신 시 복용할 수 있는 약이 제한되어 있어 요양기관에 직접 내원하는 비중이 클 가능성이 있으며, 여성호르몬 수치의 변화가 통증 등 환자가 느끼는 증상의 정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문헌 보고를 고려해 볼 때, 만성 부비동염도 이와 같은 원인으로 30대 여성에서 관련 증상으로 병원을 내원하는 진료인원이 많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만성 부비동염 환자, 88% 이상이 '의원' 이용
2017년 기준 '만성부비동염'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총 입 · 내원일수는 612만 327일이었다. 이 중 ▲88.4%(540만 7,803일)는 의원급 요양기관에 방문하여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종합병원 6.3%(38만 3,207일) ▲병원 5.4%(32만 7,587일) ▲보건기관 0.1% 미만(1,730일) 순이었다.
입 · 내원일수를 진료인원수로 나눈 '평균 입 · 내원일수'를 살펴보면, '만성 부비동염' 환자는 요양기관 종별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평균 2.8일 요양기관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기준 월별 '만성 부비동염' 진료인원 현황을 살펴본 결과, 기온변화가 심한 환절기(초겨울 및 초봄)에 진료인원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여름부터 초겨울인 12월까지는 '만성 부비동염'이 꾸준히 증가해 11월 36만 2,802명에 이어 12월 40만 7,176명으로 최고 진료인원이 나타났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초봄 3월(35만 8,048명)과 4월(37만 7,645명)에도 일시적으로 환자 수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12월 진료인원은 최저점인 7월 진료인원 대비 약 2.1배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만성 부비동염' 월별 추세는 최근 3년간 같은 계절적 흐름을 보였는데, 봄철에 증가했다가 여름철에 최저점을 찍고 다시 겨울철까지 진료인원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정 교수는 초겨울까지 꾸준히 '만성 부비동염' 진료인원이 증가하는 추세와 관련하여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는 바이러스 등에 의한 감기의 발생률이 높아지는 시기로, 감기에서 만성 부비동염으로 진행되는 환자 수 역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며, 추운 공기로 인한 자극, 집안 환기 부족 등으로 비점막의 부종 및 비후도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초봄 환절기에 일시적으로 환자 수가 많아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화분(꽃가루) 등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이 많아지는 시기이며, 최근 초봄에 심한 황사, 미세먼지 등에 의한 비특이적 자극물질에 의한 비점막의 부종 및 비후로 인해 이차적인 만성 부비동염으로 이행되는 비율이 높아지는 시기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