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계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의사 노후연금 문제에 대해서도 이제는 중지를 모을 필요가 있다."

의료정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계간의료정책포럼 2018년 제16권 2호'에 '은퇴의사들의 아름다운 노후를 위하여-‘의사시니어클럽’ 운영 활성화 방안을 중심으로'를 기고한 맹광호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과 명예교수(대한의사협회 의사시니어클럽 운영위원)가 이같이 제안했다.
활동의사 수에서 2016년 기준으로 60대 이상이 9.9%이고 20대가 9.1%에 그치는 현상에서도 이제는 고령 의사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맹광호 명예교수는 "고령의사들이 많지 않았던 예전에는 노후대책 문제가 다분히 개인의 문제였지만 이제는 시스템으로 접근함으로써 젊어서부터 의사들이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노후 대책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를 하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퇴의사를 위한 지난 2011년 3월 대한의사협회 산하에 발족한 '의사시니어클럽'의 활성화도 강조했다.
맹 명예교수는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다소 늦어지기는 했지만, 우리나라도 이미 10여 년 전에 대한의사협회가 은퇴의사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의사시니어클럽’을 출범시킨바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도 이 시니어클럽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맹 명예교수는 "역시 클럽 운영을 위한 재정적 어려움이 가장 큰 이유이기는 하지만 이 문제를 포함한 클럽 활동 활성화에 대한 의사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대한의사협회의 역할을 주문했다.
맹 명예교수는 "우선 대한의사협회가 최소한의 인력과 재정지원을 통해 사업기반을 조성하고, 정부 및 여러 사회 공익단체들과 함께 해외원조 사업이나 국내 소외계층을 위한 보건의료 지원 사업에도 적극 참여함으로써 의사시니어클럽 활동을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선진국의 은퇴의사를 위한 의사단체의 역할 등을 소개했다.
미국의 경우, 1975년 미국의사협회 안에 ‘미국은퇴의사협회’(American Retired Physicians Association)로 처음 발족한 이후, 1994년에 ‘시니어의사그룹’ (Senior Physicians Group)으로, 그리고 최근에는 ‘시니어의사부서’(Senior Physicians Section, SPS)로 명칭을 변경하여 활동 하고 있다. 65세 미국의사인 경우, 현직에 있건 은퇴를 했건 자동적으로 회원이 되고 7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에서 이들 시니어 의사들의 복지와 후생, 그리고 봉사와 여가 활동 등을 주선하고 있다. 노후생활을 위한 연금이나 보험 등에 관한 세미나도 개최하고 국내외 의료봉사활동과 은퇴 후 새 일자리를 연계해주는 일 등은 물론, 매년 20차례가 넘는 회원 단체 관광여행도 계획해서 실시하고 있다.
영국의사협회도 2003년에 ‘은퇴의사 포럼’(Retired Members Forum)을 설립하고 연례대표자회의를 통해 영국의사협회에 의견을 개진하며 은퇴의사들의 문제에 관한 여러 가지 내용의 발표와 토론을 한다. 최근 한 모임의 프로그램을 보면 의사들의 연금문제와 재택관리, 여유시간의 활용방안, 그리고 웰-빙 등이 주요 내용으로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고령인구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일본에서는, 지역의사회 차원에서 가령 ‘의사은행’(Doctor Bank) 같은 제도를 운영하면서 의사를 구하는 의료기관과 진료 활동을 계속하고자 하는 은퇴의사들을 연결해 주는 일을 하고 있다. 고령층 의사가 많은 일본의 경우 아직 노인의사들이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역의사회 차원에서 전담부서와 인력을 갖추고 이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주는 연계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