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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실내는 미세먼지 안전지대? 실외보다 심각한 현주소…아이 건강엔 적신호

요리 시 창문만 열어도 10분의 1 이하로 미세먼지 농도 감소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실외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내 미세먼지는 △실외 먼지 유입 △주방 조리 △실내 활동 △실내 흡연 등으로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경각심 · 이해도를 높이고 저감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27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미세먼지로 인한 거주자 건강문제와 법 제도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임영욱 교수가 '실내 미세먼지의 건강 영향과 대책' 주제로 발제했다. 



임 교수는 "2012년을 기점으로 미세먼지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일반인들이 미세먼지를 인지하게 됐다. 그런데 이 미세먼지가 어디에서 발생해 어떠한 피해를 일으키는지 정확히 규명된 바는 없다."면서, "미세먼지의 성상은 전부 다르다. 그때그때 발생한 미세먼지는 전부 다 다르다고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다양성을 감안해 충분히 조사돼야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충분한 자료가 없다."라고 입을 열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2014년 보고서에서 2012년 기준 실내 · 외 대기오염으로 인한 한해 사망자 수를 각각 430만 명과 370만 명으로 추산했다.

임 교수는 "WHO가 발표한 사망자 수 대부분은 요리 · 난방에 대한 것으로, 가축의 대변이나 석탄 · 목탄 등을 태워 조리하는 국가의 인구수를 감안하여 나온 값이다. 이 수치가 우리나라 상황을 반영한 값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런데도 사망자 수가 지나치게 많다. 한해 수백만 명이 미세먼지로 사망한다고 하니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1980년대 의학계는 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 질환조차도 인지하지 않았다. 그런데 알레르기 질환, 만성질환 등이 미세먼지로 인해 발생 · 악화되며 사망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면서, 이제는 거의 모든 질병이 미세먼지와 연관이 있다는 게 규명됐으며 호흡기 질환도 너무 당연해졌다.

WHO가 권고하는 미세먼지 기준은 일평균 25㎍/㎥, 연평균 10㎍/㎥로, 우리나라의 경우 금년 3월 28일부터 일평균 35㎍/㎥, 연평균 15㎍/㎥로 기준을 강화했다.

임 교수는 "일반인들은 미세먼지가 기준보다 낮으면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기준은 관리 목적으로 정부가 정하는 것이며, 엄격하게 관리할 자신이 없으면 높게 설정되기도 한다. 각 국가는 기술력의 한계, 경제적 비용, 사회적 합의 등을 감안해 기준을 정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WHO 권고 기준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미세먼지 피해는 성장기 · 노년기 과정을 겪는 약한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나타나는데, 약한 사람 대부분은 실내 거주 시간이 길다. 2014년 환경부 조사에서는, 초 · 중 · 고생 등 학생의 경우 90% 이상을 실내에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 · 외 미세먼지 측정 결과에 따르면, 실외 대기보다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으며, 어린이집 등 민감군 시설의 농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

한편, 미세먼지는 원소, 탄소, 유기탄소로 구성돼 있고, 여기에 여러 이온화학물, 중금속 등의 독성물질이 결합한 복합물질이다. 미세먼지는 산불, 화산재 등의 자연 현상에 의해 생성될 뿐만 아니라 자동차 배기가스, 사업장의 연료 연소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임 교수는 "일반인의 경우 단순히 농도만 따지는 경우가 많지만, 먼지는 그 성분 · 성격에 따라 건강에 끼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진다."면서, "실내 먼지는 바깥 공기만 깨끗해도 환기 · 청소를 통해 상당한 개선을 이룰 수 있지만, 주방 조리, 실내 활동 · 흡연 등이 실내 먼지 농도를 가중시키는 게 현실이다."라고 우려했다.

2016년 환경부가 실시한 미세먼지 주요 성분 구성 조사에 따르면, 황산염, 질산염 등이 58.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탄소류 및 검댕은 16.8%로 석탄 · 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며, 광물은 6.3%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위적 오염원에 의해 발생된 미세먼지가 실내로 유입되면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공동주택에서는 가스레인지를 주로 사용하는데, 가스레인지 연소로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휘발성 유기화합물 △알데하이드류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등이 발생하여 결국 폐암까지 이르게 된다. 

임 교수는 "여성 폐암의 경우 여러 원인이 존재하지만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게 주방 조리이다. 조리로 인한 먼지는 조리 방식에 따라 가지각색으로 나타난다."면서, "비흡연 여성 대상으로 중국에서 진행한 주방 조리 · 폐암의 관련성 연구에서는, 조리하는 여성이 안 하는 여성보다 폐암 발생률이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라고 언급했다.

조리 과정에서 창문을 열 경우 0.160mg/m³ 수준으로 농도가 낮게 나타나지만, 창문을 닫으면 2.800mg/m³ 정도로 농도가 높아진다. 즉, 창문을 단순히 연 것만으로도 먼지 농도는 10분의 1 이하로 떨어진다.

실내 활동에 의한 미세먼지 발생도 심각하다. 신축 학교 대상으로 미세먼지를 측정한 결과, 교실 특성에 따라 농도의 차이가 나타나며, 시간대별 이동수업 · 학생 활동에 따라 미세먼지 농도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임 교수는 디젤 자동차로부터 배출되는 벤조피렌 등 1급 발암물질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교통량이 많고 디젤 차량의 영향을 많이 받는 도시 속에 위치한 학교 내 미세먼지 농도는 높을 수밖에 없으므로, 수많은 학생이 고농도 미세먼지에 노출돼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외출 시 사람들이 자주 입는 옷 소재 대상으로 실험한 2014년 서울시 연구에서는 옷을 입고 1시간 실외 방치 후 실내에서 직물을 20회 털어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한 결과 모직 소재에서 가장 높은 미세먼지 농도가 나타났다. 임 교수는 "외출 후 먼지를 털고 집에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실내 미세먼지 농도를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프탈레이트(Phthalates)도 언급됐다. 프탈레이트는 딱딱한 플라스틱을 부드럽고 말랑말랑하게 만드는데 사용하는 물질로, 플라스틱 재질의 학용품이나 어린이 장난감에 많이 포함돼 아이들에게 먼지 형태로 자주 노출되고 있다. 프탈레이트 중 하나인 DEHP는 발암성 물질로, 영유아 및 어린이 노출 특성에 의해 바닥 먼지 등으로 섭취하거나 피부접촉으로 노출될 수 있다. DEHP 농도를 4개 군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DEHP 상위 75% 농도 가구의 경우 천식 발생률은 일반 가구보다 3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PBDEs도 먼지 형태로 존재한다. PBDEs는 플라스틱이나 포장재에 사용되는 방염제로, 특히 바닥을 기거나 구르는 미취학 아동들이 많이 노출되고 있다. 

흡연실 내 흡연 당시 미세먼지 농도는 300㎍/㎥ 이상으로, 임 교수는 "실내 흡연에 의한 미세먼지 노출 정도를 측정했는데 대부분 측정 범위를 넘기는 바람에 기계가 많이 망가졌다."라면서, 찐 담배 역시도 오염물질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끝으로 임 교수는 ▲민감군이 거주하는 공간 내 주요 관리 대상 물질 확인 및 저감 방안 마련 ▲시설별 면적, 거주 인원, 시설 특성 등을 고려한 환기 시스템 적정 배치안 마련 ▲우선 관리 대상 · 시설에 대한 우선순위화를 통해 적정 가이드라인 제시 ▲미세먼지 원천적 방어 기술 개발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