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 과정에서는 반혼수 상태에 빠진 임종 환자가 회복하여 정상으로 돌아오는 일이 몇 번이고 반복된다. 가족 · 의료진 모두는 이러한 과정을 충분히 인지하고 연속적인 돌봄을 통해 임종이 임박한 환자와의 사별을 준비해야 한다.
8일부터 9일까지 양일간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제126차 추계학술대회에서 국립암센터 장윤정 암관리사업부장(이하 장 부장)이 '국내 호스피스 · 완화의료의 정책' 주제로 발제했다.
금년 2월 '호스피스 · 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이하 연명의료중단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존엄한 죽음에 대한 제도적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부모 부양과 관련한 2016년 통계청 사회조사에서는 가부장적 부양관에서 국가 · 사회 등 공적 부양으로의 변화가 잘 나타나 있다. 부모 부양을 누가 담당할 것인지에 대해 1998년에는 89.9%가 가족이라고 대답하여 대다수를 차지했지만, 2014년에는 가족이 31.7%로 1998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고, 스스로 해결 · 사회 · 기타는 무려 68.3%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2017년 노인실태조사에서는 자녀 동거를 희망하는 노인의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8년 30%에 가깝던 자녀 동거 희망률은 2017년 15.2%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장 부장은 "부모 부양 인식 · 자녀동거 희망률 등 다양한 방향에서 사회 분위기가 전환되는 가운데, 점차 발전되는 의료 안에서 우리가 마지막을 어떻게 조정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라고 했다.
말기는 △End stage of disease(질환 말기) △Terminal condition(말기 상태) △Terminal illness(말기 질환) 등 다양한 의미가 있다. 전문 완화의료에는 △입원형 △낮병동형 △가정형 △자문형 △외래형 △사별가족지원형 등이 존재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입원형 중심으로 운영되며, 가정형 · 자문형은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입원형은 대개 독립된 호스피스 완화의료 병동을 확보해 의사 · 간호사 · 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호스피스 팀이 24시간 집중적으로 신체적 증상 관리 및 심리 사회적 · 영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정형의 경우 호스피스 팀이 환자 가정으로 직접 방문해 돌보는 형태이며, 자문형은 일반 병동 입원 혹은 외래 진료를 받는 말기환자가 호스피스 팀에 의뢰 시 협진 형태의 돌봄을 제공한다.
보건복지부는 2005년 말기 암환자 대상 호스피스 시범사업을 실시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호스피스 이용률을 살펴보면, 2008년도 말기 암환자 이용률은 7.3% · 사망자 수 대비 이용률은 2.1%에 불과했지만, 현재 말기 암환자 이용률은 22% · 사망자 수 대비 이용률은 6.1%까지 증가했다.
장 부장은 "말기 진단 후 질환조절치료 가능 여부에 따라 호스피스 이용 절차가 나뉜다. 질환조절치료를 할 수 없는 암의 경우 호스피스 진료의뢰를 통해 주치의가 변경될 수 있다. 백혈병 등 질환조절치료를 병행하는 경우 급성기병동에서 주치의 유지 하에 자문형 호스피스 · 서포트 모델로 진행된다."라면서, "입원형인 암환자의 24%는 가정형을 병행하는데, 가정형 환자의 자가 사망률은 현재 22.3%까지 증가했다. 말기 암환자가 집에서 사망할 수 있는 것은 여러 서포트를 비롯하여 의료진 교육 및 자문 · 돌봄 연계가 가능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국립암센터가 2016년 실시한 사별 가족 대상 말기환자 호스피스 전문기관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입원 중 고인의 삶에 대한 가족의 평가에서 '인간으로 소중하게 대하게 됐다'는 점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호스피스 기관이 인간 중심 의료로 자리매김해 가는 것을 방증한다.

장 부장은 "환자에게 호스피스 팀을 소개하고 진료하는 것은 환자에게 죽음을 고지하거나 환자를 슬프게 하는 행위가 아니라 인간으로 소중히 대해지는 서비스를 연결해준다고 봐야 한다. 이런 부분은 앞으로 더 진행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COPD(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 대상으로 자문형 호스피스를 진행하는 병원은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의료원 △이대목동병원 △중앙보훈병원 △영남대병원 △울산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국제성모병원 △인천성모병원 △충남대병원 등이 있다.
자문형 호스피스의 필수 인력은 의사 · 간호사 · 사회복지사로, 일반 병동에서 자문형 이용 중 사망하면 1인실이 급여화된다. 장 부장은 "환자에게 자문형 호스피스를 설명하고 동의를 받은 후에 자문형 호스피스가 진행되는데, 생각보다는 거부율이 높지 않다. 의료진이 잘 설명해줘야 자문형 호스피스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했다.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른 추진체계를 보면, 호스피스와 관련한 사안은 국립암센터 중앙호스피스에서 진행하며, 연명의료와 관련된 사안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내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에서 진행한다. 장 부장은 "관련 법은 개정 중이다. 현재는 COPD 등의 환자가 말기로 진단됐을 때에만 연명의료계획서를 쓸 수 있고, 그 이후에는 임종 과정의 판단에 의해서만 쓸 수 있다. 이 부분은 내년 4월 이후 개정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현재는 제도상 문제가 많고 과태료 등의 프로세스가 잘 정립돼 있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법 개정 · 종합계획 등이 준비 중이며, 의료기관윤리위원회 등도 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장 부장은 "자문형 호스피스를 이용하는 환자가 일반 병동에서 사망한다고 해서 자문형 호스피스 팀이 모든 것을 처치하지 않는다. 의사 · 간호사가 하는 일이 아닌 환자 · 보호자를 서포트하는 역할을 호스피스 팀이 맡는다."라면서, "국립암센터 중앙호스피스센터에서는 20개의 자문형 호스피스 시범사업 기관이 참여한 '일반병동에서의 임종 돌봄 사례집'을 발간했고, 가이드라인을 내년에 발간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라고 언급했다.
임종 과정은 누구에게나 오지만 회복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임종 과정이 왔다고 해서 모든 것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장 부장은 "케어 연속에 따른 부분을 환자 · 가족 · 의료진이 확신해야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라면서, "중환자실에서 연명의료 중단과 관련한 부분도 이 같은 맥락으로 환자 ·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 임종 과정의 돌봄 절차를 의료진이 따라서 할 수 있을지를 대한중환자의학회에서 발표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사례도 발표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했다.
호스피스 · 완화의료의 정책 방향은 △접근성 향상, 환자 선호도 반영, 이용기간 증대 등 서비스 다양화 △소아청소년 호스피스 · 완화의료 도입 △전문서비스 모델 개발 및 전문가 양성 △말기질환 제공 모델 연구 및 일반 의료와의 협력 강화 △커뮤니티 케어 · 지역적 분포 △의료기관 인증, 질 향상 활동 등 전문기관 질 향상 △지원사업 모델 개편 △일반병동 · 장기요양에서의 일반 완화의료 서비스 확대 △일반의료, 장기요양보험제도, 연명의료제도 등 생애말기 돌봄 협력 체계 구축 등이다.
장 부장은 "다양한 서비스 모델 개발 및 전문 의료기관 질 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의료진이 담당 환자를 진료하며 스스로 완화 의료적 접근을 할 수 있고, 자문형 호스피스 팀이 옆에서 함께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