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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항생제 내성 감소 위한 ASP의 확대, 수가 신설이 우선

全 기관에 알맞은 ASP 모델 없어…각 병원 실정에 맞는 모델 설정해 시작해야

항생제 사용 처방 중재로 항생제 내성을 막는 병원 내 ASP 활동이 강조되고 있다. ASP의 주축에 있는 병원약사들은 ASP 활동에 있어 필수사항인 수가를 강조하며, 항생제 관리료 신설을 위한 목소리를 높였다. 

24일 더케이호텔 서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병원약사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김형숙 약사(이하 김 약사)가 '환자 중심 팀 의료 활동 사례' 주제로 발제했다.



항생제 스튜어드십 프로그램(Antimicrobial Stewardship Program, 이하 ASP)은 2007년 델릿(Dellit)에 의해 처음으로 정의된 개념으로, 적절한 항생제를 임상적 상황을 고려한 용량 · 용법으로 필요한 기간 투약하여 항생제 오남용을 최소화하는 항생제 관리 활동이다.  

ASP는 적절한 항생제 사용을 통한 의료 질 개선으로 의료비 절감과 부작용 · 항생제 내성률 감소를 목표로 한다. 2017년 유럽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에서는 △항생제 위원회와 같은 의사결정권이 있는 공식적 조직 구조 △감염전문의 · 감염전문약사 중심의 항생제 관리팀 △진단 · 감염관리 및 수술 전후 항생제에 관한 원내 지침 △환자 정보 공유 시스템 및 제한 항생제 시스템 △항생제 사용에 대해 모니터링할 수 있는 질적 · 양적 지표 △항생제 전문관리 활동에 대한 시간 · 급여 등을 기관 내 ASP를 위한 필수사항으로 정리하고 있다.

ASP 전략에는 △ASP 운영에 대한 동기 평가 △책임 · 리더쉽 확보 △구조 · 조직 구성 △우선순위 결정과 진행 · 평가 방안 결정 △기관 특성에 맞는 효과적인 중재 방안 모색 △평가를 위한 핵심지표 선정 △교육 · 훈련 △의사소통 등 8단계가 있다. 

김 약사는 "모든 기관에 맞는 ASP 모델은 없기 때문에 각 병원에 맞는 모델을 각자 설정하여 시작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건 의사소통이다. 실제 ASP를 해보면 같은 한국말이어도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리 병원에서 항생제 관리팀 리더는 ASP를 할 때 모든 이들을 이끌기보다는 따라올 사람은 따라오라는 식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IDSA의 가이드라인에서는 ASP의 세부활동으로 △ASP를 통한 사전 승인 또는 전향적 점검 · 피드백 제공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레균(C. difficile) 감염 고위험 항생제 사용 감소를 위한 중재 △항생제 관련 약동학적 서비스 시행 △경구 항생제 사용 권장 △항생제의 부적절한 장기간 투여 중재 등을 강하게 추천하고 있다.

ASP 모델에는 프론트 앤드(Front-end, 사전 승인 · 규제 전략) 및 백 앤드 전략(Back-end)이 존재한다. 사전 승인 · 규제 전략은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 · 시간을 통해 효율적으로 항생제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처방권을 제한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새롭게 시작할 경우 반발이 심할 수 있다. 반면, 백 앤드 전략은 더 많은 시간 · 인력이 필요하지만, 실제 임상의 처방을 존중하는 방향성을 지니고 있다.

ASP에서 약사의 역할은 △환자 케어 △전문 약물치료 △환자 안전 제고 △RDTs(Rapid Diagnostic Tests) △Quality Care △교육 · 연구 등으로, 이를 통해 환자 중심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약제서비스를 제공하고, 항생제 오남용을 관리해 내성균 발현 감소에 기여하게 된다. 

이 중 가장 강조되는 역할은 환자 안전이다. ASP 팀에서 약사는 신 기능 · 간 기능에 따른 용량 · 용법을 조절하며, 부작용 발생을 모니터링한다. 김 약사는 "처방 오류를 비롯하여 환자 관련 오류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고,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환자 안전을 제고해야 한다. 또, 이 같은 내용을 각 기관이 대외적으로 숨길 수 있는데, 대외 활동으로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방안을 모색하여 항생제 안전 사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약사는 분당서울대병원 항생제 관리팀에서 약사 활동 사례를 소개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는 감염내과 전문의 4명 · 정규 약사 1명 · 레지던트 약사 1명으로 항생제 관리팀을 구성했다. 이들은 원내 감염 치료 · 항생제 적절성 등 감염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김 약사는 "항균제 투약 내역 데이터를 통해 항균제 처방 적절성 평가를 진행하며, 매일 오전 9시에 진행되는 미팅에서 사례를 공유한다. 만일 어떤 문제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면 ASP 적극 중재 주제로 선정하여 원내에서 바로 처방중재를 하며, 항균제처방지침 권고안을 마련해 전자의무기록 시스템(Electronic Medical Record, EMR)에 업데이트하여 실제 항생제 처방 시 참고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감염내과 · 중환자 진료부 감염 회진 참여를 계기로 2012년 항생제 관리팀이 발족해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김 약사는 "나는 내과계 중환자실(MICU) 담당 약사지만, 영양집중지원팀(NST) 간사도 맡고 있다. 강의를 다닐 때 내가 어디에 속해 있는지를 많은 이가 물었는데, 감염내과 · 감염관리실이 아닌 약제부 소속이다. 지금은 특수조제팀에 소속돼 있는데, 일반조제팀에 소속된 상태에서도 연구했다. 이렇게 팀은 이동해도 업무 지속성은 유지한다."라고 언급했다.

김 약사는 ASP 활동에 있어 가장 필수적인 사안이 재원이라고 했다. 2013년 전 세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는 ASP를 하기 힘든 원인으로 재원 · 인력 부족이라고 답한 이가 가장 많았다. 2018년 JAC에 실린 프랑스 · 호주 약사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도 ASP를 하기 힘든 주원인이 업무의 과부하 · 시간 부족으로 나타났다.

김 약사는 "항생제 관리료라는 수가를 신설해야 한다. 한국병원약사회는 금년 6월에 항생제 관리팀의 수가 관련 의견서를 관계 부서에 제출한 바 있다. 또, 대한감염학회 · 대한항균요법학회 차원에서 항생제 관리료 수가 신설을 위해 지속적으로 제언하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에 3주기 급성기병원 인증 항목으로 항생제 사용을 위한 관리 체계 존재 유무를 묻는 항목이 신설됐다. 이 항목은 필수가 아닌 시범 항목이지만, 덕분에 우리 병원에 항생제 사용 관리 위원회가 구성됐다."며, "어떻게 보면 지금 흐름이 물이 들어오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열심히 노를 저어야 한다. 각 기관 실정에 맞는 ASP 팀을 꾸려서 이 필수항목에 준하는 내용으로 시작해보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또한, "나 혼자 혹은 우리 병원만 하면 안 된다. 상급종합병원부터 시작하여 모든 의료기관이 함께 해야 항생제 내성률을 감소할 수 있다. 결국 범정부적으로 항생제 사용을 위한 관리 부처가 신설돼야 하며, 감염약사를 포함하는 다학제팀이 반드시 생겨야 한다."면서, ASP의 목표가 우리 모두의 직무 책임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