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1 (수)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관/단체

저수가 · 저평가된 심전도 검사, 국가검진 포함해야!

"심전도 검사비는 스타벅스 커피값…피해자는 결국 환자 · 국민"

심방세동은 가장 흔한 심장질환 중 하나로, 뇌졸중 · 심부전의 위험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조기 검진을 우선해야 한다. 

그러나 낮은 보험수가를 비롯한 임상병리기사의 독점적 측정 · 오진 등의 제약으로 심전도 검사를 기피하는 내과 개원의가 상당하며, 심방세동의 인지도 · 검진율도 저조한 탓에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부정맥학회가 8일 오후 서울스퀘어 중회의실에서 '심방세동 환자의 의료기관 간 협력 향상을 위한 공개 토론회'를 열어 심전도 수가 인상 및 국가검진 도입을 촉구했다. 



이날 첫 발제에 나선 대한임상순환기학회 한경일 정책부회장은 심전도 수가가 터무니없이 낮은 점을 지적했다. 우리나라 심전도 보험수가는 6,460원(상급종합병원 7,137원)으로, 환자 본인부담금은 3,100원에 불과하다.

한 부회장은 "우리나라 심전도는 판독 수가가 따로 없다. 심전도 수가에서 판독까지 하라는 식이다. 얼마나 열악한 환경인지를 알아야 한다."며, "심전도 측정에는 의사의 지식 · 경험을 비롯하여 장비 구입 및 유지비용, 인건비 등이 수반된다. 찍을수록 손해라는 말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임상병리기사의 독점적 측정 및 오진에 따른 방어진료 문제도 언급했다. 한 부회장은 "일부 개원의들은 해석이 어려우므로 검사를 안 하는 게 마음 편하다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애플워치와 연동된 카디아밴드만으로 진단할 경우 진단율은 66%로, 기기가 진단하지 못한 34%는 의사가 100% 진단할 수 있는 영역이다. 한 부회장은 "기계가 중요한 게 아닌 의사 능력이 더 중요하다."며, "웨어러블 기기(Wearable Device)로 측정한 환자 기록을 의사가 판단하는 경우 수가를 받을 수 없다. 수가가 책정되지 않아 의사는 무료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 부회장은 △심전도 수가 현실화 및 재판독 · 의뢰(Consult) 수가 신설 △진단율 제고를 위한 사회 · 경제적 지지 및 제도 정비 △증상 · 위험도 관련 선별적 측정 등을 제안했다.

한 부회장은 "엑스레이 · CT는 촬영하여 대형병원에 보내 판독 시 수가를 받는다. 그런데 심전도는 재판독 수가가 없다. 아무리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어도 심전도는 1회 6천 원을 받는다."며, "심전도 진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컴퓨터 심전도 자동 판독이 체계적으로 재판독돼야 한다. 이를 위한 사회 · 경제적 지지와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부정맥학회 김진배 정책이사는 전체 심방세동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무증상의 뇌졸중 위험도가 증상을 동반한 심방세동과 동일한 점을 강조하며, 조기 검사 · 예방을 위한 심전도 검사의 국가검진 도입을 주장했다.

대한부정맥학회가 2017년에 일반인 1천 명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심전도 검사를 단 한 번이라도 받은 응답자는 3분의 2로 나타났다. 검사를 5년 이내 받은 응답자는 50% 수준으로, 전혀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도 일부 존재했다. 

심방세동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7.2%로, 들어본 적이 없거나 들어본 적은 있으나 잘 모른다는 응답자는 92.8%에 달했다. 심방세동과 뇌졸중의 상관관계를 인지하는 응답자는 19.3%에 그쳤다. 

김 정책이사는 "심방세동으로 뇌졸중을 앓게 되면 해당 환자는 평생 고생한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고혈압의 경우 국가검진에 포함되어 지속적인 검사 · 치료가 이뤄진 덕분에 인지율 · 치료율이 상당히 높아졌다. 국가가 어떤 정책으로 집중적인 투자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스웨덴에서 증상이 없는 75세 노인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는 매일 심전도 검사를 할 경우 진단율이 7배가량 증가했다. 김 정책이사는 "심방세동은 생기다가 안 생기는 불규칙한 질환으로, 얼마나 자주 검사하냐에 따라 진단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정책이사는 "심방세동의 선별검사는 허혈성 뇌졸중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혈압이 상당히 좋아진 것처럼 심방세동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우리는 예상한다."며, "선별검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비용 효율적이며 이용하기 편한 검사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미국 · 유럽처럼 심전도 검사가 고비용이 아니기 때문에 비용 · 효과면에서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 대한임상순환기학회 김한수 회장은 심전도 수가를 스타벅스 커피값에 비유하며 "심방세동은 검사할 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1년에 1~2번 찍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다. 홀터검사도 판독료까지 포함하여 수가가 2만 원 수준이다. 그런데 장비 값은 3천만 원이다."라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기본 · 필수적인 검사가 너무 저평가돼 있다.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