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가 타미플루와 신경학적 부작용 발생에 대해 현재까지 밝혀진 연관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인플루엔자 치료에서 신경이상 부작용에 대해 주의할 필요는 있지만 이 때문에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는 치료를 중단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다.
이재갑 교수는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발간한 ‘공감NECA 2019년 7호’에 이 같은 내용의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 현재까지 근거로 본 안전성은?’ 글을 기고했다.
타미플루의 신경학적 부작용(Neuropsychiatric Adverse Events, NPAE)에 대한 논란은 지난해 12월 플루엔자 진단 후 타미플루를 처방 받은 13세 중학생이 12층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확산됐다.
인플루엔자 치료 중에 발생한 NPAE 사례는 2005~2007년에 일본의 10~16세 인플루엔자 환자 중 오셀타미비르를 복용하던 청소년들이 환각과 환청을 경험하고, 일부 청소년들이 차가 다니는 도로에 뛰어들거나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특히 이러한 증상은 발열이 시작된 이후 주로 48시간이내에 발생했다. 이 당시 일본 후생성은 10~16세 청소년에서의 오셀타미비르 사용을 중지하고 NPAE의 발생과 오셀타미비르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일본에서 발생한 사건 이후 일본과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오셀타미비르가 NPAE를 유발하는지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됐다.
일본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는 인플루엔자 감염 후 오셀타미비르 복용군과 비복용군의 NPAE 발생 빈도를 조사했는데 양 쪽 그룹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일본의 후생성은 공식적으로 타미플루와 신경이상증상에 의한 이상 행동은 인과관계가 없다고 발표했으며, 연구결과를 종합해 2018~2019 인플루엔자 유행시기에는 10세 이상 소아·청소년에게 오셀타미비르 투약을 보류했던 이전의 행정조치를 취소하고 투약이 가능하도록 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시장발매 후 조사(post-marketing surveillance)를 분석한 미국에서의 연구에서는 7798명의 오셀타미비르 복용 그룹과 1만 411명의 비복용그룹을 비교했을 때 NPAE 발생빈도에는 차이가 없었다.
또 다른 미국의 연구도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소아환자(0~18세) 총 2만 1407명의 자살 관련 사고에서 인플루엔자 감염자 중 251명이 오셀타미비르를 복용했으며, 162명은 복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오셀타미비르와 자살의 연관성은 없다고 발표했다.
인플루엔자에 감염되었을 때 초기 고열이 동반될 수 있고 뇌염이나 뇌수막염과 같은 신경계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하지 않더라도 경미한 뇌증(encephalopathy)도 흔하게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재갑 교수는 “이러한 신경계 증상은 특히 10세 미만의 아이들에서 제일 흔하게 나타나고 10~20세의 청소년기에서 두 번째로 많이 나타나는데 실제 사망까지 이르는 경우가 10~16세에 몰려 있는 것은 청소년기의 활동성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많은 연구자들은 인플루엔자에 의한 뇌증이나 신경 합병증에서도 환각이나 섬망, 이상행동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사건을 오셀타미비르에 의한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환자를 진료할 때 신경이상 부작용에 대한 주의를 충분히 기울이면서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는 치료도 계속 수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영유아를 포함한 10세 이상의 청소년들에게 항바이러스 치료의 장단점과 효과,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인플루엔자 증상이 시작된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신경이상 반응에 대해 의료진과 환자 부모 모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모니터링을 한다면 인플루엔자를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