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표첨부] 한미 FTA와 관련, 우리정부가 미국측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지는 않겠지만 국내 제약산업 전반의 변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LG경제연구원 고은지 책임연구원은 ‘한미 FTA가 국내 제약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한미 FTA는 순기능도 있겠지만 수입측면을 고려했을 경우 외국기업에 의해 국내 시장이 단시간 내 장악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의약품 분야는 아직 협상 내용이 구체화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관련 업계에서도 명확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못한 상태라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고 연구원은 한미 FTA가 몰고 올 파장으로 *다국적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 강화 *영세한 국내 기업들의 생존기반 약화 등을 꼽았다.
*다국적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 강화에 대해서 고 연구원은 “의약품 시장조사 전문 기관인 IMS Health Korea의 조사결과 2005년 국내 의약품 시장이 전년대비 15% 가량 성장해 7조 9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며 “전세계 제약시장 연평균 8% 성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괄목할만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의약시장 내 다국적 제약기업의 점유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전문의약품 상위품목 또한 다국적 제약사의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다국적 제약사들의 상승세는 최근 국내 제네릭 의약품들의 선전으로 잠시 주춤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한미 FTA가 체결된다면 유리한 제도 변화로 다시금 시장 지배력 강화에 힘을 얻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세한 국내 기업들의 생존기반 약화에 대해서는 “국내 제약사들이 극소수 상위 몇 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제네릭 개발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제네릭 의약품의 개발환경이 까다로워질 경우 기업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제품출시 지연 및 수익구조 악화 등 일정부분 타격을 입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관세철폐에 따른 수출증가 효과 또한 의약품 분야에서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제약사들의 기술수눚이 과거에 비해 향상됐다고는 하나 실제 우리나라에서 미국 GMP 생산기준을 확보한 기업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선진시장 진출을 통한 수출 확대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고 연구원은 성공적인 한미 FTA 협상을 위한 대응책으로 “정부와 국내 제약사들의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며 “특히 정부는 냉철한 경제원리를 바탕으로 현재 국내 제약산업이 미국에 비해 절대적으로 취약한 점을 감안해 국내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 제약사의 경우 FTA의 중요성을 충분히 감안, 제약협회 등을 구심점으로 국내 제약업계의 실질적 요구사안을 수렴하는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하지만 이미 주요 기업들을 중심으로 대책위원회 구성 등이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통상 전문인력의 부족 등으로 원활한 정보수집 공유가 어려운 상황이므로 FTA에 보다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김도환 기자(dhkim@medifonews.com)
2006-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