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치의 등록제도-DRG 확대 “바람직”

“진료비 지불제도 장기적 개선위해” 주장

진료비 지불제도의 장기적 개선을 위해 입원진료비 지불제도는 DRG 지불제도, 외래 진료비 지불제도는 주치의 등록제도를 중심으로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주최로 7일 서울대병원 이건희홀에서 열린 ‘’진료비 지불제도의 장기적 개선’ 공청회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강길원 연구위원은 “DRG 제도는 민간 주도로 이뤄지는 우리나라 의료 환경에 적합하다”고 전하고 DRG 지불제도를 전체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적용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강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 DRG 지불제도는 의료제공자 뿐만 아니라 보험자에게도 환영 받지 못하는 제도로 전락해 있는데 이는 의료비 억제 효과가 분명하지 않고 보험재정지출만 늘린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전하고 “하지만 3차례의 시범사업과 본 사업 실시를 통해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수가제도가 가지는 문제점들로 *의료비 상승의 가속화 *진료비 청구 심사 업무의 복잡 및 과중한 업무량 *수가관리의 어려움 *의료인과 보험자간 마찰·갈등 요인 상존 등을 지적했다.
 
강 연구위원 “시범사업을 통해 DRG 지불제도가 저수가, 비급여 증가, 진료행태 왜곡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전하고 “DRG 지불제도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것도 또 다른 성과”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체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한 지불제도로서의 평가가 미흡했다는 점, 포괄수가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적극적 시도가 미흡했던 점, 많은 의료기관이 참여했음에도 DRG가 의료비 통제 수단이라는 의료계의 의구심을 해소시키지 못한 점은 한계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강 연구위원은 “DRG 지불제도를 전체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DRG 포괄범위 및 급여를 확대하고 적정 DRG 수가 개발, 급성기 입원과 장기 입원의 구분, 포괄수가제와 행위별수가제의 병행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일반질환자에 대해 포괄수가와 행위별수가제를 병행하는 방법으로 *행위수가를 의사수가와 병원수가로 구분 후, 의사수가는 행위별수가를 유지하고 병원수가만 DRG로 포괄화 하는 방안 *일정 금액 이상의 고가 행위, 재료, 약제는 행위별수가를 유지하고 나머지는 DRG로 포괄화 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신영전 교수는 이날 ‘외래 진료비 지불제도의 검토’ 발표를 통해 주치의 등록제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신 교수는 “주치의 등록제가 우리나라의 새로운 의료전달체계의 대안으로 꾸준히 제시돼 왔지만 그동안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다”고 전하고 “이는 의료계의 반대, 국민에 대한 유인책 부족, 정부의 정책의지 부족 등의 요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신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다시 주치의 등록제를 거론하는 것은 일차의료부문의 재정악화, 수직적 통합에 대한 대응의 필요성, 노령화와 사회적 양극화에 따른 건강안전망으로서의 주치의 제도 필요성 증가, 국민의 지속적 관심과 의료계 내부의 자발적 움직임,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주치의 모형 가능성 대두, 정책영역의 합리성 확대 등에 기인하다”고 전했다.
 
신 교수는 새로운 주치의 제도를 만들고 성공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정치적 지원과 효과적인 거버넌스의 발휘 *재정의 의료전달체계 각 수준간의 상호교환 실현 *전달체계의 합리적 구조조정 *공공영역의 효과적인 활용 *의료서비스의 질과 등록자들의 만족도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정책 및 프로그램 개발·운영 등을 거론했다.
 
신 교수는 “일차의료부문 주치의 제도가 효과적으로 정착할 경우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는 진료비 지불제도의 개편을 통한 과잉진료 및 진료왜곡 현상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일차의료 강화할 수 있는 기본적 토대가 마련될 것이며 민간의료의 공공성 강화 및 정부와의 협력적 관계가 강화되고 의료 이용에 대한 국민 만족도와 서비스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훈 기자([e-mail])
2006-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