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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갈 길 먼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사업 보완 필요해

영남대병원,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시범사업기관 지정
거주지-의료기관 간 지역충족률 44% 부족



영남대병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시범사업기관으로 추가 지정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절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한다.


소아청소년 완화의료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치료받는 소아청소년 환자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환자가 치료과정에서 겪는 통증, 호흡곤란과 같은 증상뿐만 아니라 치료과정에서 환자와 가족의 심리적, 사회적 어려움을 완화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통합적 의료서비스이다.

 

말기 암 환자가 주 대상인 성인과 달리 소아의 중증질환은 예후 예측이 어렵기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진단받은 시점부터 치료와 함께 완화의료를 제공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완화의료가 필요한 소아 환자는 연간 13만여 명이다. 그 중 1천여 명이 매년 사망한다. 국내에서는 20187월 중순부터 서울대학교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칠곡경북대병원, 전남대병원 등 4개 기관에서 소아청소년 완화의료를 제공해왔다. 그리고 11일 영남대병원과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2개 기관이 새로 지정돼 총 6개 기관에서 운영 중이다.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시범사업을 맡은 영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재민 교수는 이미 미국, 영국 등에서는 성인과 구별되는 소아 호스피스 사업이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소아청소년 완화 의료 대상 환자의 약 44%가 거주지가 아닌 다른 지역의 의료기관을 이용한다는 것은 지역의 전문 치료기관이 부족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대구 중심지에 중증 소아청소년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기관이 생겼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지역사회의 상급의료기관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다양한 사업을 통해 환자와 가족을 위한 통합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는 어떻게 하고 있나?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민선 교수팀(서울간호대 김초희, 서울대어린이병원 신희영, 국립암센터 중앙호스피스센터 송인규, 서울대어린이병원 통합케어센터 문이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영국은 활성화된 일차의료와 독립형 소아완화의료 기관이 협력해 가정과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소아완화의료를 제공한다.

 

미국은 어린이병원의 소아 전문완화의료 자문팀이 지역사회의 성인 호스피스기관 및 가정의료제공기관과 연계하는 등 주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소아암 거점병원의 소아완화의료 자문형 서비스를 주로 암환자에게 제공하는 반면 재택의료, 장애나 만성질환 지원사업을 통해 비암성 환자에게 완화의료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싱가포르는 가정형 소아완화의료협회를 중심으로 어린이병원과 지역사회 기반의 완화의료기관이 협력하는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연구팀은 소아청소년은 질병 경과, 환자의 성장발달, 가족의 상황에 따라 소아완화의료 요구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므로 완화의료를 질병 치료와 병행해 통합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병원이나 지역사회, 가정에 제한하지 않고 환자와 가족이 원하는 돌봄의 장소에서 원하는 완화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의 진료비 지불제도는 행위별수가제를 기반으로 하는데, 소아완화의료의 필수적인 행위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만큼 행위별수가제나 포괄수가제로 정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따라서 소아 시범사업을 통해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하되 국내 현장에서 필요한 소아 완화의료 서비스의 내용 및 전달체계가 구체화 되면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안전성을 위해 적절한 보상체계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권역별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 제도적 지원 필요

 

2개 기관의 추가 지정으로 공급 문제가 해소될 것인가에 대해서 전문가는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다.

 

김민선 교수팀의 중증 소아 환자의 전국 분포와 의료이용 연구발표에 따르면, 2015년 중증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만24세 이하 환자는 133177명이며 이 중 1,302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사망원인은 암(26.2%), 신경계 질환(21.9%), 심혈관계 질환(15.4%), 신장·비뇨기계(14.7%) 등이었다.

 

또한 소아청소년의 거주지와 사망 전 1년간 이용한 주 의료기관의 소재지를 비교한 지역 충족률은 평균 55.9%였다. 이는 상당 기간 다른 가족과 분리되어 낯선 곳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점에서 심리적 불안과 사회적 부담을 가져오기도 한다.

 

김민선 교수는 완화의료는 고통을 예방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의료 돌봄으로 인권 보장의 측면에서 반드시 제공돼야 하는 공공의료적 성격을 띤다지역에 따른 진료 공백을 메우고 환자와 가족에게 완화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권역별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가 중증 소아환자 치료와 완화의료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제도적 차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