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하마평이 난무했던 제34대 대한의사협회 장동익 집행부의 임원진이 발표되자 의료계에서는 이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일단 의협 및 시도의사회 일선에서 활동하던 인사를 중심으로 대거 기용하던 기존 인선방식에서 탈피했다는 점에서는 참신한 인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예년에 비해 의대교수와 전공의를 적극 임용했다는 점은 눈에 띄는 부분.
이번에 발표된 새 집행부 임원명단에 포함된 의대교수는 기획이사, 학술이사, 재무이사, 법제이사, 정보통신이사 등 6명, 전공의는 정책이사 2명과 오는 8월 추가로 임용될 것으로 알려진 1명 등 총 3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의학회의 추천을 받는 학술이사 및 기획이사, 정보통신이사 등 관례상 의대교수가 임용돼 왔던 보직을 포함해 이례적으로 재무·법제이사 등에 교수가 임용됐으며, 전공의의 경우 당연직 정책이사에 2명이 포함됐다.
특히 8월에는 모 전공의의 추가임용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선거 이후 새 회장까지 합류하게 될 것이라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인선과 관련 “당선 이후 선별기간이 길었던 만큼 고심을 거듭한 결과로 봐야할 것”이라며 “임원진을 구성할 때 처음 거론되던 인원들이 많이 빠지고 바뀐 것은 그만큼 신중을 기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처음 시작하는 집행부인 만큼 어려움이 있겠지만 앞으로 자기 색깔이 나도록 의협 회무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오히려 인선에 있어 변동사항이 많았던 점과 의협회무 경험이 없는 새로운 사람들을 발탁한 데 대해서는 일부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장동익 신임회장의 출신교인 연대의대와 동일 과목인 내과 출신의 인사가 다수 배치돼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인선 명단에 포함된 연대의대와 내과출신 임원은 각각 5명, 중복인사(연대·내과) 1명을 포함해 총 9명이다.
즉, 장 신임회장이 집행부 구성과 관련해 밝혀왔던 출신교 안배를 배제한 능력위주의 임용방침과는 배치된다는 점에서 곱지않은 시선으로 비쳐지고 있다.
의료계 한 인사는 “기존에 의료계 일선에서 활동하지 않던 사람을 기용한 것은 참신한 구성”이라면서도 “이번 임원명단에는 분명 연대, 내과 출신 인사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새로운 인재를 등용하는 것은 그만큼 무리수가 있다”며 “의협회무 등에 경험이 부족한 인사로 구성하는 것은 향후 업무를 추진하는 데 있어서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의협회무를 집행하는 자리가 갑자기 익힐 수 있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그동안 관행처럼 경험자를 위주로 발탁해 왔다는 것.
또한 의협 내에 구성돼 있는 각 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임원의 경우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전문성이 길러지고 검증받게 되는데, 처음 직무를 맡게 될 경우 운영미숙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의협 회무에 관계했던 한 관계자는 “의료계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의협에 설치돼 있는 위원회에서 전면 검토하게 되고, 가령 법제위원회의 경우 이 과정에서 법에 관심있는 사람이 두각을 나타내게 되고 또 능력이 검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에 따라 검증된 사람을 고르기 마련인데 지난 3년간 위원회의 활동이 왕성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혀 새로운 사람을 배정할 경우 업무 추진에 있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도의사회 주요 임원진을 의협 이사진에 임용하는 것은 모양새로 봤을 때 좋지 않다”고 지적하고 “시·도의사회나 시군구의사회는 일선 의사들의 의(醫)심을 반영하는 역할인데 반해 의협회무는 연장선이 아닌 완전히 다른 새로운 일”이라며 부적절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제34대 의협 집행부의 구성이 결정되기 전과 마찬가지로 명단발표를 두고 참신성에 대한 긍정적 의견과 경험부족에 대한 우려 등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고심 끝에 나온 인사인 만큼 회무의 추진력을 집중할 수 있을지에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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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
2006-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