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AID와 COX-2 저해제의 심혈관·위장관출혈 등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관절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표적치료제 개념의 관절염 신약이 국내에서 개발, 주목을 끌고 있다.
해외 2상임상에 돌입하는 이 제제는 관절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원리로 소염제(NSAID)의 위장관 출혈과 기존 COX-2 저해제의 심혈관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인 이상적인 관절염 치료제로 앞으로 해외 임상을 거쳐 국내 대기업과 바이오 벤처에 의해 현실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관절염 환자들은 혁신적 신약으로 평가되던 바이옥스와 같은 COX-2 저해제들이 심혈관계 부작용 등으로 시장철수와 소송이 잇따르면서 이렇다 할 대체 치료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약개발전문 바이오 벤처 크리스탈지노믹스(대표 조중명)와 태평양(대표 서경배)은 영국에서 진행된 차세대 관절염 치료제 ‘PAC10649’의 전임상과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하고, 공동개발을 통한 상품화를 위해 양사가 전략적 제휴를 맺는다고 발표했다.
임상2상은 6개월 이내에 유럽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5년 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출시할 계획이며, 상품화될 경우 5조원 정도의 시장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그 동안 관절염 치료제로 사용되어 온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나 COX-2 저해제는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COX-2라는 효소의 작용을 저해해 염증을 억제하는 공통된 작용 원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는 위장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COX-1 이라는 유사 단백질에 까지 영향을 미쳐 위장출혈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 기존의 COX-2 저해제 역시, 혈관 내에서 혈관을 확장 시켜 혈압을 낮춰주는 COX-2의 긍정적 역할까지 막아 심혈관계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비해 태평양이 세계 처음 개발한 PAC10649는 관절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PAC10649는 위장과 혈관 내에 많이 분포하는 카보닉 안하이드라제(Carbonic anhydrase, 이하 CA로 약칭)라는 효소에 결합된 형태로 존재해 위장과 혈관 내에서는 COX-1과 COX-2에 영향을 미치지 않다가, CA가 매우 소량만 분포하는 각종 관절에서는 COX-2를 효과적으로 억제해 위장출혈과 심혈관 질환의 부작용 없이 소염진통효과를 나타내는 표적치료의 원리이다.
PAC10649는 영국 퀸타일(Quintiles) 연구소에서 진행된 전임상에서 시험관에서의 약효 비교결과 바이옥스에 비해서 13배 작은 용량에서도 충분한 소염 진통효과를 보였으며, 쥐·개·침팬지 등에 단회 투여 독성과 4주 투여독성에 대해 알아본 시험에서도 약물의 안전성과 NSAID에서 나타나는 소화관 출혈 등의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어 영국의 퀸타일/GDRU(Quintile/GDRU, Guy’s Hospital Drug Research Unit)사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1상 시험에서도 단독용량과 비교용량 모두 대상자 전원이 독성이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임상 2상은 6개월 이내에 유럽에서 총 1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3주 정도 투여하여 관절염 환자들에게 통증완화 효과를 측정하게 된다.
PAC10649는 2004년 5월부터 2006년 3월까지 정부의 보건의료기술진흥사업 연구과제로 연구비의 일부를 지원 받았다.
이번 PAC10649의 상품화를 위한 양사의 전략적 제휴에 의해 크리스탈지노믹스는 한국과 인도를 제외한 전세계에 대한 판매권을 갖게 되며, 이에 대한 대가로 225만불의 기술료를 태평양에 계약시 지급한다.
이후 임상 개발 진행에 따라 총 3175만불을 추가로 지급하게 되며 향후 상품화 될 경우 판매로열티를 지급한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다국적 제약사에 재 라이센싱(sublicensing) 할 수 있는 권리도 갖게 되며, PAC10649가 다국적 제약사에 재 라이센싱 되는 경우 공동으로 수익을 분배하기로 했다. 또한 계약과 동시에 태평양은 크리스탈의 유상 증자에 참여하여, 크리스탈 지분 2%를 취득하게 된다.
태평양 이옥섭 부사장은 “비만 치료제에 이어 크리스탈과 차세대 관절염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바이오벤처와 대기업간 상호 시너지를 통하여 신약개발 프로세스가 한층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고 밝혔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조중명 사장은 “이번 계약을 통해 크리스탈은 본격적인 임상단계의 바이오 기업으로서 도약하였으며, PAC10649는 바이옥스의 퇴출로 인해 곤란을 겪고 있는 전세계 관절염 환자에게 희망을 줄 것으로 확신하다” 고 말했다.
또한 “태평양과 공동 개발하게 된 관절염 치료제 뿐 아니라 크리스탈이 보유한 모든 신약후보물질도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블록버스터 신약으로서 공격적으로 개발해 나갈 것” 이라고 강조했다.
태평양과 크리스탈은 2003년부터 체내 대사를 촉진을 통해 비만을 치료하는 ACC2 효소 저해 기전의 신개념의 비만치료제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제품화에 성공할 경우 또 다른 블록버스터로서의 가능성이 점쳐 지고 있다.
태평양은 지난 2004년 VR1 길항 기전의 신규 진통제 후보물질을 독일 슈바르츠사에 1,700억원 규모의 기술료와 함께 라이센싱 한 바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 역시 2006년 1월 기술성 평가로 코스닥에 등록되어 현재 태평양을 비롯하여 유유, KT&G, 서울아산생명과학연구소, 일본 거대 제약사 다이이치, 타나베사, 온코세라피, 카르나 바이오사이언스사 및 미국의 여러 바이오, 제약기업들과 공동 연구를 활발이 수행하고 있다.
강희종 기자(hjkang@medifonews.com)
2006-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