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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⑧]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병원약사의 나아갈 방향

조윤희 한국병원약사회 법제이사 / 코로나19 백신TF 위원장

우리나라는 최근 2년여의 기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시대 속에서 이전과는 다른 일상 속에 있었으나, 우리나라 전국민의 75% 이상의 코로나백신 접종 완료와 함께 2021년 11월부터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이했다. 코로나19를 처음 맞닥뜨린 우리 사회는 코로나를 막아내는 방역에 많은 노력을 했고 예전의 일상으로 빨리 돌아갈 꿈을 꾸고 있었던 적도 있었지만, 그 후 코로나19 백신접종이 가속화되고 위드 코로나 시대에 살게 되면서 일상 회복을 넘어서 새롭게 변화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임무가 우리에게 주어졌다. 
 
환자를 치료하고 건강한 삶으로 회복하도록 돕는 병원에서는 의료진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병원약사들은 병원 내의 여러 부문에서 조용하고 묵묵히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병원에서 존재감을 스스로 애써 드러내지는 않지만, 도움이나 협력이 필요한 자리에서는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항상 병원약사가 자연스럽게 있어 왔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병원약사들은 일상적 조제와 약품관리 외에도 코로나 치료제의 원활한 공급관리, 약물조정, 백신관리 등의 역할에서 사소한 실수도 허용하지 않는 중압감 속에서 숨가쁘게 수행하였다. 중앙 및 권역 예방접종센터의 병원 약사들은 코로나19 백신 관리 업무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하며 업무를 세팅하고 백신 관리의 표준 모델을 마련했으며, 군인들 및 경찰들 대상의 교육과 간호사들 대상의 백신의 희석과 분주 등을 포함한 백신관리 교육을 하였다. 
 
병원약사 단체인 한국병원약사회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TF를 구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국민의 안전한 삶을 위해 나섰다. 한국병원약사회는 예방접종센터에서 긴급 진행하는 코로나19 백신 관리를 돕고, 네트워크를 구축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타 기관 및 단체들과도 상호 협력했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코로나19 백신 정보를 안내하는 ‘코로나19백신 비교’ 자료와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백신 관리 업무 매뉴얼’을 마련하여 배포하여 예방접종센터와 위탁의료기관에서 백신을 안전하고 적절하게 관리하도록 했고, 질병관리청이 주관하는 온라인 교육 컨텐츠 준비에도 적극 협조했다.
 
지역예방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백신 관리의 전과정에서 약사가 참여함으로써 전문 인력들이 각자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 국민들에게 안전한 백신접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국병원약사회는 대한약사회와 함께 어필하고 적극 제안했다. 이에 대해, 지역예방접종센터에서의 약사 배치의 필요성이 인정되어 질병관리청의 지침 등에 약사의 백신관리자로서의 역할이 인력 운영 방법 등에 일부 반영되었다. 
 
그런데, 지역예방접종센터의 약사의 고용과 인력 배정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에 맡겨졌었고, 백신 관리 약사 인건비를 위한 국회의 추경안은 무산되어 약사들의 백신관리에서의 역할이 널리 알려지기에는 어려웠다. 실제 2021년 9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예방접종센터 282개소 중 약사가 배치된 곳은 8곳에 불과하여, 백신관리에서의 약사의 역할을 국민들이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을 수도 있다. 
 
코로나 백신 접종에서 백신관리의 기본적 틀을 탄탄하게 준비한 것이 병원 약사들이었으나, 약사 인력의 공급과 예산 사용 등의 문제 등으로 인해, 약사 인력의 필수 배치와 그 역할의 홍보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과정들을 겪으면서 약사들은 약사들이 위치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의료환경에서 좀 더 폭넓은 시야를 가지는 것을 배우고 국민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와 공동의 이익을 위하는 방향을 더욱 많이 생각하는 계기로 삼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이전에 병원에서 약사들이 마스크를 쓰고 환자와 약에 관한 상담을 하는 장면은 상상할 수 없었다. 입원환자의 침상 앞이나 복약상담실에서 환자를 마주한 약사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환자에게 복약상담을 하는 것이, 환자에게 무례하게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거치면서 마스크 착용이 국민 보건을 지키는 수단으로 인식되어, 마주보는 서로를 감염원으로부터 보호하는 방법의 하나로 마스크 착용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었으니, 첫 대면의 환자를 대하는 환경이 약사의 새로운 복약상담 환경이 된 것이다. 환자나 보호자가 약에 관한 정보를 온라인 앱 등을 통해 너무나도 쉽게 접할 수 있고, 약이라는 물질을 직접 적용하지 않고도 디지털 치료제, 디지털 헬스케어 라는 다양하고 새로운 치료와 건강회복을 위한 수단들이 나오고 있는 지금의 사회 환경에서는 환자를 대하는 눈빛과 음성만으로 환자를 편안하게 이끌고 복약상담을 할 수 있는 약사가 환자들이 원하는 진정한 의미의 전문 약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평상시 환자들과 소통을 하며 각 환자들의 삶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으면,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의 비대면 상황에서도 효율적으로 환자와 복약상담을 할 수 있었다는 예들을 통해, 약사가 환자와의 접점을 확대시켜서 환자 개개인을 충분히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2008년의 의료법 개정에 의해 원격의료가 가능하고 원격진료가 기대되는 상황 등이 지속적으로 제안되기는 하였으나, 긴 기간에 걸쳐 비대면 진료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들이 더 많이 있어 국민들에게 비대면 진료의 형태가 실제로 알려지지는 못했었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속에서 감염 예방을 위한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그 긍정적인 면이 강조되어 한시적 비대면 진료가 허용되었다. 
 
하지만, 조제에 관련하여 뚜렷한 지침 등이 없으므로 현 상황에서 조제약 배송이 약사법에 위배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것이 시대적인 흐름에서 나온 것이듯, 조제약 배송과 복약상담도 어떤 방향으로 정해질 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이제 비대면 진료가 자연스러운 새로운 세상에 첫 발을 내밀었고, 우리의 의료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며 정부도 그에 맞는 방향을 설정해 나갈 것이며, 환자를 대하는 약사들의 서비스를 어떻게 변화시킬지를 심도 있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약사가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점은 환자의 건강과 행복이라는 목표에서 조제약 배송과 복약상담이 조화롭게 풀어가야 할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환자들의 머릿속에 떠오르고 마음속에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약사의 전문적 복약상담이 과연 무엇인지를 찾아야 하는 것이 약사들의 임무인 것이다.
 
인터뷰 화면 등에서 원샷으로 자신의 얼굴이 나오는 것에 대해 어색해하거나 긴장했던 예전에 비해, 소통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직접 화면으로 얼굴을 보는 랜선 문화 확산 사회이다 보니, 병원약사들도 병원 안팎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화면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이제 약사가 되려는 준비를 하는 약학대학생들, 새로 업무를 시작하는 약사들에게 업무를 소개하고 연구내용을 알리며 의견을 주고받으며 약사들을 교육하는 것도 약사들의 주요한 업무라고 할 수 있다. 병원에서의 일대일 대면 현장에서의 교육에서 전환하여 가상 교육 현장을 구축하고 실무를 습득하고 타 직종과도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연습의 공간을 만들어 가는 것도 병원약사들의 몫인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거치면서 병원 약사들에게 다양한 경험이 축적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 가는 기반으로 삼을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병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서 감염병이 일상화가 된 경험을 했으며, 이로 인해 병원내에서의 감염에 대한 예방과 대응 노하우를 익혔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들을 지속적으로 이용하였고 전제 직원이 협력하는 모델을 만들어 왔다. 이 속에서 병원 약사들은 약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하면서도 환자에게 더 다가가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고,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환자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충실하게 약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 본 기고는 메디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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