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의료전달체계의 붕괴, 의료시장 개방 등으로 인해 대다수의 중소병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회생을 위한 이들 중소병원들의 노력이 눈물겹게 펼쳐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의료시장의 극심한 양극화로 인해 3차병원인 대형종합병원과 1차병원인 동네의원은 존재하되 2차병원인 중소병원은 존재하지 않는 기형적인 구조가 고착화 돼가고 있다.
50%가 넘는 중소병원들이 차입경영에 의존하고 있으며 더욱이 의료급여 등의 진료비가 제때에 지급되지 않는데다 거래업체의 진료비 가압류 사례는 갈수록 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저수가 정책과 정부의 정책이 중소병원을 전혀 배려하지 못하는 것도 중소병원들이 어려운 이유중의 하나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많은 중소병원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에 따라 중소병원들의 도산율은 평균 10%를 나타내고 있다.(정상혁, 중소병원 경영위기 타개를 위한 정책방향 2005)
최근 새로 취임한 정인화 전국중소병원협의회장도 지난 3일 한국경제 TV 메디털초대석에 출연해 “의약분업 등 의료 개혁의 회오리가 몰아치는 과정에서 중소병원은 철저하게 소외되고 외면당해 오늘날 매우 어려운 경영여건에 직면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정 회장은 “정부를 상대로 투쟁을 통한 쟁취보다 정책의 문제점, 미비점을 본격 연구해 대안을 제시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 회장은 “진료비 수입 300억, 상시근로자 300인 이하에 해당하는 중소병원이 우리나라 전체 1400여 병원의 80%(병상수로는 60%)를 차지해 지역의료공급의 중추역할을 맡아 풀 뿌리 국민의 건강을 대변하고 있다”며 중소병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중소병원들의 경영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개방병원, 전문병원, 거점형 중대 중소병원 등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소병원의 노인복지시설 전환이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9일 병협 대회의실에서 ‘중소병원의 노인복지시설 전환 지원사업 사업설명회’을 개최하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중소병원이 노인요양시설로 전환할 경우 평당 180만원을 지원해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참석했던 중소병원 관계자들은 의료법인의 사회복지법인 전환 시의 문제점으로 *부채문제 *직원감축에 따른 퇴직금 정산 여력 *리스 장비 등 처분 계획 *약대 등 미지급금 문제 등을 언급해 노인복지시설로의 전환이 결코 쉽지 않으며 중소병원 회생의 유일한 대책은 아님을 체감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유휴병상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자원낭비를 막고 경영활로를 트기 위한 방안으로서 협의회는 전환하는 병원에 대한 행정적인 요건 완화와 시설자금에 대한 충분한 지원 등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소병원들은 *병의원 기능 재정립 및 개방병원제도 활성화 *외래환자 본인부담금 개선 *병원외래조제실 설치 *실거래가 상환제도 개선 *전문병원제도 도입 *과도한 병상증설 억제 *중소병원 지원 육성법 제정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지난달 정형근(한나라당) 의원 주최로 열린 ‘무너지는 중소병원 어떻게 할 것인가?’정책토론회에서 인천사랑병원 이왕준 원장은 미리 배포한 발표문을 통해 “경쟁력 없는 중소병원은 퇴출돼야 한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중소병원이 살기 위해서는 전문병원, 개방병원, 요양병원, 거점형 중대 종합병원 중 한가지 유형을 선택하라는 해결책을 일부에서 제시하고 있는데 이 4가지 방식 중 2가지 이상을 통합할 경우에만 경쟁력이 생기며 경쟁력이 없는 병원들은 자연스럽게 퇴출된다”는 것이다.
이에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계에 불고 있는 일련의 변화에 대해 중소병원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원가를 절감하기 보다는 위기상황에 대한 전력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중소병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천지향적인 병원조직 문화, 환경변화에 따른 발 빠른 변화, 달성 가능한 전략적 목표를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소병원들이 어려운 의료계 환경에 맞서 경영정상화를 이루고 지역 보건의료의 파수꾼으로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이들 중소병원의 노력들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
2006-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