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노조의 설립이 임박한 가운데 전공의노조 설립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대한병원협회가 아직까지도 명확한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어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김철수 회장은 지난달 12일 열린 병협 정기총회에서 지훈상 후보를 7:5로 누르고 신임 회장으로 당선되자마자 취임일성을 통해 “대전협과 조속한 대화를 통해 전공의노조 문제를 해결해 가겠다”고 강조했었다.
취임 첫 일성에서 다른 문제가 아닌 전공의노조 문제를 가장 먼저 언급해 병협 내에서 전공의노조 문제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짐작케 했을 뿐 아니라 이에 대한 시급한 해결도 함께 언급했던 것.
하지만 취임 후 한 달이 지난 이후에도 전공의노조 문제는 지지 부진한 상태여서 단순히 전공의들을 달래기 위한 립서비스가 아니었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철수 회장은 지난 5일 대한의사협회 장동익 회장을 만나 전공의노조 등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이날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됐는데 두 회장은 전공의 노조 문제와 관련해 열악한 수련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면서도 의료계와 병원계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자는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의 장동익 회장은 선거 공약으로 전공의노조 설립 전폭지원을 약속했으며 병협의 김철수 회장도 취임 후 바로 전공의노조 문제를 언급해 전공의노조 설립이 순탄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취임 이후 입장이 다소 바뀐 것이다.
이에 대해 전공의들은 “교묘한 말장난을 통해 결국 전공의노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 아닌가?”라며 분개하고 있다.
한 전공의는 “좋은 말만 하면서도 저렇게 반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면서 “전공의들도 더 이상 앉아서 당하지는 않을 것이며 의협이나 병협 뜻대로 되도록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의료계 한 관계자는 “김철수 회장은 장동익 회장의 호화 취임식을 비판했던 사람인데 코드가 맞을 리 없다”면서 이번 회동의 의미자체를 축소하기도 했다.
또다른 한 전공의는 “전공의노조 문제는 단순히 전공의 차원의 문제로만 인식하는 의협과 병협의 짧은 생각이 문제”라면서 “이는 억눌린 의사들의 인권 및 생존권 사활이 걸린 문제로서 왜 의료계의 많은 의사들이 전공의노조를 지지하는지 병협과 의협은 그 이유를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에 대해 김철수 회장은 “전공의노조 문제는 빨리 해결해야 하는 시급한 문제이지만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전하고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
2006-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