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에스테틱 시술 중 하나인 ‘보툴리눔 톡신’은 미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치료에서도 활용될 수 있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전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정작 보툴리눔 톡신 이용자들에게는 안전성은 커녕 시술받는 제품의 이름조차 모르는 이용자들의 비율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대한코스메틱피부과학회가 14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는 서구일 대한코스메틱피부과학회 부학회장(모델로피부과 대표원장)보툴리눔 톡신 선택의 기준 제시와 지속 가능한 시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내성분 캠페인’에 대해 소개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 번의 시술에 100유닛 이상의 고용량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질병 치료를 위해서는 한 번에 300유닛 이상이 사용되는데 이런 방식으로 2년 이상 사용하면 이용자의 12%에서 항체가 발견된다. 뿐만 아니라 한 번에 고용량을 많이 쓰는 것이 늘어나면 내성의 위험도 높아진다.
미용의 경우 100유닛보다 저용량으로 사용해 내성의 빈도 자체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내성은 한 번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다.

서구일 부학회장은 특히 “이 경우에는 나중에 뇌졸중이나 다른 질환이 생겼을 때 보툴리눔 톡신을 사용해 치료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진다는 단점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부학회장은 “한 번에 100유닛 이상의 고용량을 사용하거나 복합 단백질이 있는 제품을 쓸 경우 내성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주기로 주사를 맞고, 접종 후 3개월 이내에는 재접종을 안 하는 게 좋다. 가능하면 내성 발생이 적은 것으로 알려진 순수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주로 사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서 부학회장에 따르면 그가 운영중인 병원에서도 과거에는 5명 정도 내성 환자가 발생했지만 2010년대 초반부터 멀츠의 ‘제오민’, 5년 전부터는 메디톡스의 ‘코어톡스’ 등 순수 톡신으로 변경한 이후로는 아직까지 내성이 발생된 사람이 없었다.
이처럼 내성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보다 안전하게 보툴리눔 톡신을 사용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코스메틱피부과학회는 2017년부터 ‘365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365 캠페인은 3번 이상 맞고, 최근 6개월 내에 시술받고, 한 번에 50유닛 이상을 맞는 사람들에 대해 주의하자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이 캠페인은 올해 ‘내성분 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보툴리눔 톡신 시술 경험이 있는 20~45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 형태로 돌아왔다.
서 부학회장에 따르면 이번 설문조사에서 1년에 2회 이상 시술하는 사람은 전체 이용자의 82%로 반복 시술을 받는 이용자가 많았으며, 예전에는 1~3달 미만 주기로 시술받는 사람들이 11%였다면 이번에는 3% 밖에 되지 않았다.
또 서 부학회장은 “톡신 제품 선택 시에는 안전성에 대한 중요도가 제일 높게 생각되고 있었고, 과거에 비해서 브랜드 인지도, 제조 공정, 성분 등에 대한 관심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서 부학회장은 “응답자들은 발생 여부를 인식하는 경향이 있고, 시술 시 내성에 대해 항상 안내를 받는 이용자의 비율이 16%, 가끔 들어본적 있는 이용자의 비율이 54%로 환자의 70% 정도는 병원에서 내성에 대한 설명을 듣게 돼 5년 전 30%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매우 높았다.”고 전했다.
또 보툴리눔 톡신 시술의 효과와 지속 기간에 대해서는 64%가 충분한 안내를 받고 있는 반면 자신이 무슨 제품으로 시술받는지 모르는 이용자는 50%를 넘고 있다.
서 부학회장은 “이번 조사에서 제일 충격적인 부분이다. 먹는 것조차 무슨 제품인지, 심지어는 오가닉 제품인지까지 확인하는데 몸에 직접 들어오는 주사제를 무슨 제품인지 모르고 맞는 분들이 50%가 된다는 것이 놀랍다”고 밝혔다.
서 부학회장은 “내성분 캠페인을 5년 동안 진행하면서, 그 전에는 환자 시술 시 내성에 대한 안내를 30% 정도 밖에 받지 못했다면 지금은 한 70% 정도가 내성에 대한 위험을 고지받는 등 5년 사이의 변화가 아주 고무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툴리눔 톡신 시술 환자 50% 이상은 본인이 주사맞는 제품이 뭔지 모르고 시술을 받고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대국민 캠페인을 좀 더 열심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 의사들에게 “보툴리눔 톡신 시술 시 주름을 완전히 없애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보니 무표정한 얼굴이 나오는 등 과하게 되는 것 같다.”며 “표정이나 이마 넓이 등 개인별로 근육의 크기가 다른 만큼 개인 맞춤형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용량이 일반화·대중화됐다. 개인 맞춤형 시술이 되지 않고 똑같은 용량을 기계적으로 투여하는 점들은 개선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 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안전한 톡신 시술을 위해 소비자가 반드시 사전에 확인해야 할 사항을 담은 ‘톡신 소비자 권리장전’도 공개됐다.
톡신 소비자 권리장전 내용에는 첫째, 내가 맞는 톡신 제품의 성분과 안전성 확인, 둘째, 내가 맞는 톡신 제품의 내성 발생 가능성 확인, 셋째, 내가 맞는 톡신 제품의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시술 주기 확인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