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제약, 안국약품, SK케미칼 등 국내 중견제약사가 잇따른 카이랄(Chiral) 고혈압 치료제를 선보이며 고혈압 치료제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들 중견제약사 3곳에서는, 고혈압제의 염기치환전쟁에 종지부를 찍고 노바스크의 시장을 대체한다는 각오로 카이랄 고혈압제를 속속 선보일 예정이어서 고혈압제 시장의 경쟁은 암로디핀 대 S-암로디핀의 경쟁구도로 바뀌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국내 고혈압치료제 시장은 한국화이자의 노바스크가 부동의 1위를 견지해 왔다.
그러나 2003년으로 노바스크의 물질특허가 만료되자 국내제약사들은 암로디핀의 염기를 전환하는 방식의 개량신약을 선보이며 고혈압제 시장에 진출해 고혈압제 시장은 염기 치환을 통한 제품경쟁 구도로 편성됐다.
암로디핀에 베실레이트 대신 니코티네이트(한림제약), 캄실레이트(한미약품)나 말레이트(종근당, SK, 코오롱), 오로테이트(동아제약) 등이 그러한 사례.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한림제약, 안국약품, SK케미칼은 이성질체 분리기술을 통해서 약효가 있는 S-암로디핀만을 따로 분리한 의약품을 출시해 시장의 판도를 바꾼다는 계획이다.
카이랄 의약품의 선두인 한림제약은 지난해 국내최초로 S-암로디핀 제조법으로 특허를 획득하고, 국내에 3상 시험을 진행하며 본격적인 상용화 준비에 들어가고 있다.
SK케미칼 역시 카이랄 제제의 암로디핀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안국약품은 S-암로디핀 제조기술을 보유한 인도의 엠큐어(Emcure)사와 협력해 카이랄 암로디핀 개발, 국내에서 4상 임상시험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해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이러한 중견제약사의 카이랄 의약품 출시가 하반기부터 암로디핀 시장에서 암로디핀 Vs S-암로디핀(카이랄제), 국내사 Vs 외자사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하지만 카이랄 의약품 출시가 암로디핀 시장에서 순항을 하기에는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는 게 많은 제약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모 제약계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 처방을 변경하기 위한 영업·마케팅 능력, 카이랄 의약품의 안전성 검증 등이 우선시 돼야 하는데 중견제약사의 영업·마케팅에 한계 때문에 이들이 예견하는 경쟁구도 변화에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의사들의 보수적인 성향을 비춰 봤을 때 기존 처방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수 기자(juny@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