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과 요양급여비용협의회의 수가계약 만료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와 관련해 이번 수가계약에서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여러 사항들을 한번 되짚어 봤다.
1 유형별 계약 VS 단일 계약
수가협상 만료일을 불과 하루 앞둔 지금까지도 공단과 협의회는 계약 방식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단 관계자는 “유형별 계약이라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현재 4가지 유형별로 제시할 수치도 마련돼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해 합의한 사항으로서 올해만 피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닌 만큼 어차피 유형별 계약으로 가야 한다면 올해부터 가는 것이 모양새도 보기 좋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반면 협의회는 입장이 다르다. 지난해 합의한 부대사항은 3가지인데 왜 유독 유형별 계약만 갖고 물고 늘어지냐는 것이다.
지난해 수가 자율계약 시 함께 체결한 부속합의서는 *보장성 강화 노력 *수가 계약방식 전환 *약가제도 개선 등 3개항을 담고 있다.
또한 “공단측에서 공동연구를 하지 않은 만큼 우리에게는 유형별 계약을 거부할만한 명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공단은 “공동연구가 수행되지 않았다고 해서 유형별 계약을 무산시킬 당위성은 없다”면서 “지난해 유형별 계약을 약속한 만큼 사회적 합의는 지켜져야 하며 지금이라도 유형별 분류를 전제로 한 협상에 응하라”고 힘주어 말했다.
2 협상 의지는 있는 것인가?
원래대로라면 지금쯤 양측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면서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올해는 아직까지도 공식적인 협상이 진행된 적이 없다.
물론 표면적인 이유는 수가 계약 방식에 대한 이견 때문이다. 계약 방식에서 의견조율을 이룬다면 본격적인 협상은 물 흐르듯 진행될 것이라는 게 양측의 공통된 얘기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협상 만료일까지 계약을 하려는 의지는 없어 보인다.
협의회 관계자는 “작년에 그랬듯 15일은 넘겨서는 안된다는 데 공감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마라톤 협상을 해서라도 반드시 계약에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단 관계자 역시 “유형별 계약은 상생을 하자는 의미이지 수가를 터무니 없이 깎겠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조속히 협상에 임한다면 마라톤 회의를 거쳐서라도 기한 내에 협상을 끝마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건강보험재정운영위원회도 지난 13일 성명서를 통해 “공단과 의약단체는 시한을 늘려서라도 수가 자율계약을 체결하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측이 15일까지 공식적인 협상이 전혀 없었다는 것은 협상에 대한 의지를 의심케 한다.
이에 대해 의료계 일각에서는 “협의회측이 의견통일이 안되고 연구도 부족한 만큼 협상에 부담을 느껴 내심 건정심으로 가는 것을 바라는 것 아닌가?”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3 건정심으로 간다면 그 결과는?
일단 공단의 연구결과 인하 요인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약국의 경우, 단일계약을 성사시키지 않는 이상은 수가 인하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의과쪽은 어떻게 분류하느냐에 따라 인상이나 동결, 또는 인하 등 다양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의과의 진료수가에 대한 변수는 유형별 계약이라는 부속 합의사항을 협의회측이 이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 건정심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이다.
협의회측이 지난해 합의한 부대 합의서 내용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건정심이 의약계단체에 불리한 결정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단이 연구한 유형분류안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건정심 차원에서 유형별 계약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