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4 (토)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관/단체

국내도 CJD 확진 ‘불가능’

허술한 관리체계와 진단 구조 문제점 상존

CJD에 관한 한 우리나라는 ‘빨간 불’이다.
2000년 이후 발생 환자 210명 가운데 CJD로 확인된 환자는 10명에 불과하고 특히 변종CJD로 확진된 경우는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에 ‘파란 불’이어야 옳지만,이는 수면위로 드러난 수치에 불과하다.
물에 잠겨 제대로 보이지 않는 아래쪽에는 허술한 관리체계와 진단 구조상의 문제점이 거대하게 자리잡고 있다.
물밑에 잠긴 그 빙산(氷山)은 계속해서 빨간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그 빨간 빛은 수치라는 일각(一角)을 통과하면서 파란 빛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인간광우병 확진 ‘불가능’=CJD 진단은 의심-가능-확진의 세 단계를 거친다. 먼저 의사의 임상 진단소견과 MRI 검사,뇌파검사 등을 통해 CJD를 의심할 만한 근거가 있으면 일단 의심 환자로 분류된다.
이후 뇌척수액 검사를 통해 병증이 의심되면 가능 환자로 분류되고 부검을 통해 뇌 조직 검사까지 이뤄지면 최종 확진 단계에 이르게 된다. 일반적으로 의심 환자의 95% 정도는 CJD로 진단된다.특히 인간 광우병으로 불리는 변종CJD 확진을 위해서는 반드시 환자 사망 후 부검을 통한 뇌 조직 검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환자 병력이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유가족은 대부분 부검에 반대한다.
현행 법상 부검을 강제할 수도 없다.한림대 의대 CJD진단센터 김용선 교수는 “최근 20대 환자의 뇌척수액 검사 결과 CJD로 의심된 사례가 있었는데 환자가 이후 검사를 원하지 않아 더 이상 검사는 하지 않았다”며 “일단 CJD가 발병하면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고 6개월∼1년 뒤 사망하기 때문에 추가 검사를 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설명했다.미국의 경우 CJD 환자는 물론 의심이나 가능 환자도 사후 뇌조직 검사를 받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검사를 마친 시신은 뒤 땅에 묻을 수 없고 화장해야 한다. ◇허술한 관리체계=CJD는 2001년 법정 지정전염병으로 지정돼 국가에서 관리하고 있다.현재 CJD를 진단하는 곳은 한림대 의대 진단센터와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 두 곳이다.하지만 질병관리본부의 관리체계는 허술하기만 하다.국회 고경화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는 2001년부터 2006년 9월까지 CJD 발병 의심환자를 총 75명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한림대 CJD 진단센터는 모두 208명을 CJD 의심 환자로 진단했다.질병관리본부가 133명의 환자에 대해서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에 대한 역학조사나 수술이력 조사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CJD의심 환자가 발병 이전 병원에서 외과 수술을 받았을 경우 다른 환자의 2차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CJD를 일으키는 변형프리온은 일반적인 살균 소독으로 죽지 않기 때문이다.
CJD 의심 환자를 수술한 기구를 소독한 뒤 다른 사람을 수술했다면 이 환자에게 수년에서 수십년 뒤 2차 감염에 따른 CJD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CJD는 잠복 기간이 수년에서 수십 년이다. 질
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인간광우병으로 의심되는 사례에 대해서만 역학조사를 실시할 뿐 신고된 모든 CJD 환자에 대해 역학조사를 실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질병관리본부는 가족성 CJD 의심 환자 발생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한림대 진단센터에는 2004년 국내에서 최초로 가족성 CJD 환자가 보고됐다. 이후 2005년과 2006년에도 가족성 CJD 의심환자가 한 건씩 발생했다.가족성 CJD는 후손들도 결혼 등을 통해 유전적으로 병이 전염되기 때문에 국가가 이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질병관리본부는 그러나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올해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받고서야 알았다.특히 2004년 발생한 가족성 CJD는 우리나라에서 첫 사례로 이 환자가 사망한 뒤 부검을 거쳐 정밀진단이 이루어 진 뒤 국제 학계에 보고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러나 보호자의 반대로 부검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김 교수는 “우리도 미국처럼 인간 광우병 의심사례가 발생하면 각종 검사를 받도록 강제할 수 있는 법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며 “이런 장치가 갖춰지지 않을 경우 한국에서 인간 광우병은 영원한 미스터리로 남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메디포뉴스 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 노용택 기자(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