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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일일 외래 환자수로 개원가 ‘일희일비’

일부 개원의, 해 바뀌어도 어려운 현실 똑같아 폐업 등 고민

경기도 안성의 A 원장은 요즘 들어 의사 커뮤니티 사이트를 자주 방문한다. 그 곳에서 여러 유익한 정보를 얻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다른 사람들은 오늘 얼마의 매출을 올렸는지 궁금해서다.
 
A 원장은 “미련이 계속 남아 근근히 유지는 하고 있지만 해가 바뀌어도 상황이 나아질 기미는 전혀 없어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의사 커뮤니티 사이트를 보면 그날그날 환자 수와 매출을 올리는 개원의들이 많은데 나와 너무 비교된다”면서 “요즘은 왜 내 병원만 잘 안 되는 것인가라는 생각에 더 우울하다”고 덧붙였다.
 
A 원장처럼 새해가 되면서 의원을 접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문제로 심각하게 고민 중인 개원의들이 많이 있다.
 
정해년 새해가 밝아도 어려운 개원가의 현실은 나아질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많은 개원의들이 한해 시작을 희망이 아닌 절망으로 시작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에서 개원중인 B 원장 역시 새해 들어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그 고민은 다름 아닌 의원을 계속 운영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에 대한 것이다.
 
B 원장은 “6개월이 넘도록 환자 수를 30명 이상 넘겨 본 기억이 없다”면서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폐업도 고려중이다”고 전했다.
 
그는 “여러 가지 돌파구를 모색해 봤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고 전하고 “그렇다고 입지가 나쁜 것도 아닌데 환자가 없어도 너무 없다”고 토로했다.
  
개원 2년차인 동대문구의 C 원장은 “인근 아파트 단지를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는데도 생각만큼 환자가 오지 않고 있다”면서 “주변에서 폐업을 놓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심정이 이젠 이해가 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개원의들이 의원을 접는 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의욕과 자신감을 잃은 상태에서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한번 폐업을 하고 다시 의원을 열었다는 광진구의 D 원장은 “정말 접을 생각이면 과감하게 접는 게 좋으며 당분간 아무 생각 없이 쉴 건지 아니면 봉직의로 근무할 건지 서둘러 결정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미적거리면서 시간만 질질 끌면 오히려 정신적으로 안 좋기 때문에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송파구의 E 원장은 “죽는 소리 하는 개원의들 많지만 다들 먹고 살만하니깐 투정부리는 것”이라며 “그날 환자수와 매출에 너무 일희일비 하는 모습은 그리 보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사 커뮤니티를 보면 자신의 매출을 올려놓고 ‘이정도면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어보는 개원의들이 많은데 그보다 못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면서 “그 사람들 논리라면 더 못하는 사람들은 다 물에 빠져죽으라는 말이냐?”고 되물었다.
 
이에 한 의료계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모두 쉽게 접는다는 말을 하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닌 만큼 먼저 자신이 원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부터 잘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