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리도 아닙니다”라는 카피로 유명한 보령제약 ‘용각산’이 탄생 40주년을 맞아 새롭게 광고를 선보였다.
지난 95년에 공중파 광고를 중단한 지 12년 만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광고는 ‘용각산쿨’로 용각산의 효과와 향, 휴대성을 개선한 제품이다.
광고에서는 황사, 먼지, 매연으로 고통스러워하는 회사원, 주부, 운전기사를 내세워 “칼칼할 땐 용각산 쿨” 이라는 간단 명료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용각산은 일체의 광고 없이도 매년 40억 이상을 꾸준히 판매해 온 효자제품. 그럼에도 새롭게 광고를 실시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올해로 출시 40주년을 맞아 제 2의 도약의 발판을 마련함과 동시에 현재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반의약품 활성화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특히 올 봄에는 황사가 극심할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어 발 빠른 광고로 황사특수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용각산은 1967년 6월 26일 첫 발매된 이후 40년 간 7100만 갑이 넘게 판매 된 그야말로 ‘국민 진해거담제’다.
판매된 제품 케이스(직경 5.5㎝, 25g기준)를 이으면 길이가 총 3905km로 한반도 남북(1,000㎞)을 두 번 왕복할 수 있는 정도다.
용각산은 유명한 카피 외에도 엄청난 광고물량으로도 광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출시 당시 용각산에 투입된 광고비는 단일품목으로서는 국내 최고수준이었다. 출시 이듬해인 68년에는 전체 매출(9442만원)의 32%(3056만원)를 광고에 투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광고시장을 주도하던 제약회사들이 광고비에 투자한 비용은 대략 매출의 10~15%였다.
신생기업이 그 들의 두 배를 광고에 쏟아 부으니 사람들은 모두 무모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용각산은 결국 오늘날 보령제약을 있게 한 대표제품이 됐다.
<Tip >재미있는 용각산 광고 이야기
- 용각산 모델은 모두 가수였다.
“이 소리도 아닙니다…” 로 유명한 광고는 당시 광고의 트렌드와 다르게 모델이 등장하지 않고 손만 나와서 약통만 상하로 흔드는 것이었다.
80년대 접어들며 모델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이들은 모두 가수였다. 그리고 결정하는 기준은 인기가 아닌 '가창력'이었다.
당대 최고의 가창력으로 인정받는 가수였던 남궁옥분, 이선희, 신효범이 용각신의 모델로 활동했다. 중간에 MC로 유명한 박상규가 출연한 광고가 있었는데 박상규도 사실은 가수 출신이다.
- 용각산쿨 덕에 용각산쿨 광고를 무사히 마치다?
이번 광고제작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생생한 사실감이었다.
이를 위해 선택한 방법은 동시녹음. 광고 모델들은 실감나는 기침연기를 위해 1시간이 넘게 기침을 해야 했고, 쉬지 않고 기침을 하던 모델들은 목에 너무 무리가 가 한 사람의 촬영 시간을 최대 1시간으로 제한해야 했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 기침을 얻기 위해 몇 번씩 촬영을 하다 보니 결국 밤을 지새야 했는데, 계속된 기침으로 모델들의 상한 목은 용각산쿨로 달래가며 촬영을 했다.
촬영을 마친 후 모델들은 “용각산쿨 덕에 용각산쿨의 광고 촬영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입을 모았다.
이영수 기자(juny@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