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병원이 광주·전남지역 최초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1만번째 등록이라는 뜻깊은 성과를 달성했다고 전했다.
전남대병원은 지난 19일 오후 2시 의생명연구지원센터 1층 중역회의실에서 김광석 공공부원장, 윤현주 공공보건의료사업실장, 김호영 공공보건의료사업팀장과 1만번째 등록자인 서재길(61)씨가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가졌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만 19세 이상 성인이 자신의 건강 상태와 무관하게 임종 과정에서 연명의료(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등)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문서로 작성해 두는 제도다. 이를 통해 환자는 스스로 존엄한 죽음을 선택할 수 있으며, 가족들은 환자의 뜻을 존중하면서도 치료 방향을 두고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1만번째 등록자인 서씨는 지난 13일 오전 9시30분 아내의 전남대병원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부부가 각각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면서 1만번째와 1만1번째 등록자가 됐다.
서씨는 “평소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해왔다”며 “인위적인 생명 연장보다는 가족 앞에서 존엄하게 생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특히 지난 2023년 어머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시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하신 모습을 보면서 나도 꼭 등록하리라 결심했다. 다행히 딸 또한 우리 부부의 결정을 존중하며 기쁘게 동의해 주었다”고 말했다.
전남대병원은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라 지난 2018년 11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지정됐다. 이번 1만번째 등록 달성은 약 7년 만에 이룬 성과로, 전국 국립대병원 중 세 번째이자, 광주·전남지역 69개 등록기관 중 최초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특히 노인일자리로 채용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사 10명과 전남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팀 직원들이 함께 원내를 비롯해 병의원 및 각종 행사장에서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며 서명을 받아 이른 시기에 1만번째 등록자를 달성할 수 있었다.
전남대병원 김광석 공공부원장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1만번째 등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우리 지역민들이 존엄과 품위를 지키며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는 뜻깊은 상징”이라며, “전남대병원은 환자 한 분 한 분이 스스로의 선택을 존중받고, 가족들이 사랑과 평안 속에서 마지막 길을 함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