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정치권 금품로비 파문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의 민초의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개원의들이 우려하는 이유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의료계에 적지 않은 피해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
의료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정부가 이번 사건을 의료법 통과의 계기로 삼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사실상 의료법 개정안은 장동익 집행부가 그대로 있었다면 일사천리로 진행됐을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이 정부측에 호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전했다.
아울러 의협의 구태의연함도 함께 지적하고 나섰다. 이 관계자는 “약사들도 로비를 심하게 했고 그 결과 의약분업이라는 성과를 얻어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의사는 제대로 로비 한번 못해보고 가장 로비 많이 하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 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내부고발자에 대해서도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많은 의료계 관계자들은 이 내부고발자에 대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 꼴, 이완용의 매국행위와 다를 바 없다 등의 거친 비난을 퍼붓고 있다.
서울의 한 개원의는 “이익단체는 로비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전하고 “녹취록을 공개한 사람이 의사가 아니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아무리 장동익 회장이 마음에 안 든다지만 이 같은 방법은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무리 의도가 좋았다고 해도 이는 이적행위와 다를 게 뭐가 있느냐?”면서 “절대 용서하면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번 사건을 의협 개혁 및 의료계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은 실정이다.
경북의 한 개원의는 “아쉽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새롭게 재정비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새로운 수장과 함께 젊고 패기 넘치는 의협으로 재 탄생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기 안성의 개원의 역시 “오히려 이번 사건이 새로운 틀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하고 “지금부터라도 잘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