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6월 캐나다 몬트리올. ‘제7차 국제남성과학회(ISA·International Society of Andrology)’에서는 2005년에 개최될 제8차 학술대회의 유치장소 최종경합에 한국 서울과 호주 멜버른이 올라왔다.
두 나라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오가는 가운데 결과가 발표됐다. 최종결과 39대 17. 그동안 국제남성과학회 학술대회 유치를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온 대한남성과학회가 쾌거를 이룬 순간이었다.
학술대회 장소를 서울로 유치한지 어느덧 4년이 지나고, 올해 6월12일부터 닷새간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제8차 국제남성과학회 학술대회(ICA·International Congress of Andrology)’가 열린다.
이번 국제학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많은 관계자들이 여념이 없는 가운데, 가장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관계자 중 한명인 대한남성과학회 회장이자 이번 학술대회 대회장인 고려의대 비뇨기과 김제종 교수를 만났다.
김제종 대한남성과학회장
김제종 회장은 “ICA는 남성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학술대회로 규모나 학술적인 면 역시 세계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제8회 ICA에는 학술대회에는 모두 45개국에서 생식의학, 발생학, 유전학, 내분비학, 성의학 및 노인학 분야 등을 비롯한 남성학과 관련된 기초, 임상 연구에 종사하는 다양한 연구자 100여명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4년마다 개최되는 학술대회를 이번에 우리가 유치하지 않았더라면 5대국을 돌아 20년 후에나 개최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회장은 “남성과학은 노화, 발생, 불임, 피임, 독성학 등 다양한 분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남성과학은 성기능적인 측면만 부각 되는 등 불균형적으로 발전했다”며 국내 남성과학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성기능적인 측면에서는 많은 학문적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초적인 면이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나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국내 남성과학의 균형적발전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남성과학회는 지난 4월 ‘국내 발기부전 대규모 역학조사’ 최종 결과를 발표하며 국내 40대 이상 남성 중 49.8%가 발기부전을 겪고 있으며, 연령이 높을수록 조루증 유병률도 높게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김제종 회장은 “기존에도 발기부전에 대한 연구는 있었지만, 한 지역에 국한돼 이루어진 기존 유병률 조사와 달리 전국을 대표할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조사 또한 발기부전만 중심적으로 다뤄, 남성과학의 일부에 속하는 연구라 할 수 있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욱 많음을 생각하게 한다”고 말하며 이번 열리는 학술대회에서 그 후속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대한남성과학회는 이 조사와 함께 남성 건강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치료 의지를 북돋우기 위해 ‘남성 건강 캠페인-자신만만 중년만세’를 선포하고, 그 일환으로 두달간 발기부전, 전립선비대증, 과민성방광 등 40대 이후 중년 남성에게 일어날 수 있는 질환정보를 쉽게 전달하기 위해 전국 8개 도시에서 무료연극 ‘다시 서는 남자 이야기’를 공연하여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호응에 힘입어 남성과학회는 올해에도 작년과 같은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올해 캠페인은 전북의대 박종관 교수님을 주축으로 좀 더 색다를 방법을 이용하여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제종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를 계기로 국내 남성과학도 탄탄한 기초를 토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고 “우리의 선후배·동료들의 활약과 노력으로 유치한 제8차 국제남성학회 학술대회에 준비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조현미 기자(hyeonmi.cho@medifonews.com)
2005-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