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의 소아청소년과 개명은 의료계 질서와 정체성을 문란케 한다는 점에서 동감하기 어려우며, 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적극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김일중 신임회장은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이 추진중인 소아과 개명에 대해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개원내과의사회는 내과학회를 중심으로 소아과 개명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던 전임 장동익 회장 임기시에도 의사회는 중립을 유지해 왔으며, 공식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회장은 “소아청소년과로 개명하는 것은 학문적으로나 과목 정체성 측면에서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아무리 사정이 어렵다고 해도 개명만은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진행중인 소아과 개명 관련법 개정에 대해서는 “반대의사를 담은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하는 등 의사회 차원에서 대응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회원들과 임원들의 중지를 모아 수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근 소아과 개명과 관련 국회 보건복지위 전문위원실은 소아과와 진단방사선과의 진료과목 명칭변경을 제안한 정형근 의원(한나라당)의 발의법안에 대해 “의료적 중요성, 외국의 사례, 방사선이 주는 부정적 이미지 등을 고려할 때 개정안의 취지는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김 회장은 개명을 추진하는 소아과측의 주장에 대해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겨우 명목만 유지하고 있는 고충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며 “따라서 타 과목에서 내과진료를 표방하는 것은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소아과측이 내세우는 경영난 등 개명에 대한 취지에는 공감하는 만큼 내과진료를 하는 것 자체는 ‘공생공존’ 차원에서 받아들일 수 있더라도, 소아청소년과로 개명이 이뤄질 경우 영역파괴를 넘어서 진료과목에 대한 의미가 불분명해 지고 진료과목의 정체성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개명만은 ‘절대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이같은 차원에서 현재 논란이 예상되는 신경과와 소아신경과, 피부과와 소아피부과, 외과와 소아외과의 영역문제나 산부인과의 여성의학과 개명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그동안 장동익 전 회장이 개원내과의사회 차원에서 개명반대에 대해 중립을 지키겠다던 것은 결국 의협회장 선거 출마를 위한 선거용 발언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의사회에서는 의료계 질서정립 차원에서 정도를 지키자는 것”이라고 잘라 말하고 “그러한 점에서 내과 진료를 표방하는 것은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의미에서 개원내과의사회는 향후 의사회가 개최하는 모든 세미나를 타 진료과목에 개방하는 기존 방침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김 회장은 “개원의협의회 중 회원수가 가장 많은 개원내과의사회의 전국 각 지역에 있는 내과지회 등을 활용해 의사회를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25명의 상임이사진이 모두 공부하고 노력하는 ‘공부하는 의사회’로 만들어 회원들의 권익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
2006-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