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FDA는 최근 와이어스의 토리셀(Torisel)을 신장암의 일종인 신세포암(renal cell carcinoma) 치료제로 승인했으며, 진행기 신장암 환자들의 수명을 연장시켜주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토리셀의 성분명은 템시로리무스(temsirolimus)로 면역억제제로 쓰이는 시롤리무스의 유사체이다. 종양억제 유전자인 PTEN이 결여된 암세포에서 활성화되어 세포의 성장과 혈관의 성장을 조절하는 신호전달 단백질인 mTOR을 특이적으로 억제하는 경구 항암제이다.
FDA는 토리셀이 투여된 환자들은 생존기간이 현저히 늘어났다고 밝혔으며, 개발사인 와이어스는 올해 7월에 판매한다고 언급했다.
임상결과에서는 토리셀이 투여된 환자들은 기존 약물들인 인터페론이나 다른 약물 2종의 병용보다 3.5개월이나 더 생존하게 했다고 한다.
인터페론은 여러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이번 시험에서 사용된 제품은 로슈의 로페론(Roferon)-A이다.
토리셀이 투여된 환자들의 평균 생존기간은 10.9개월이었으며 인터페론만 투여된 환자들은 7.3개월, 다른 약물이 병용된 환자들은 8.4개월이다.
FDA에서도 기존 약물의 병용이 인터페론 단독 투여보다 생존기간을 현저히 늘리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토리셀에서 나타나는 흔한 부작용으로는 발진, 피로, 입속 상처, 구역질 등이 있다. 또한 FDA는 고혈당, 혈중 지질 상승, 혈구수 감소 등도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626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임상시험 결과는 지난 수요일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됐다.
와이어스는 현재 림프종에 대해서도 토리셀의 효과를 시험하고 있으며 이전에 유방암에 대해서는 기존 약물보다 효과가 월등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임상 3상에서 중단한 사례도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5만 1000명이 새롭게 신세포암으로 진단된다고 한다. 신세포암은 전체 신장암 중 90%이며 암 원인 사망의 1.5%를 차지한다고 한다. 신세포암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1년 이상을 생존하지 못한다.
토리셀은 지난 2005년 이후에 신세포암에 대해 3번째로 승인을 받은 약물로 2005년 12월 바이엘과 오닉스의 넥사바(Nexavar, 성분명: sorafenib)가, 2006년 1월에는 화이자의 수텐트(Sutent, 성분명: sunitinib)가 승인을 받았다.
현재 신세포암 환자들에게는 인터루킨(Interleukin)-2와 인터페론(interferon)-알파가 투여되고 있지만 5% 정도에게만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또한 인터루킨은 미국에서만 신세포암에 승인을 받았다.
2007년 1월에 같은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수텐트가 투여된 환자들의 반응율은 31%로 기존 약물인 인터페론 알파의 6%보다 대폭 향상됐다고 보고됐다.
수텐트는 암의 성장을 늦추었지만 설사와 구토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으며 초기결과에서 생존연장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넥사바는 위약이 투여된 환자들과 비교해 신세포암의 성장을 늦추는 효과가 컸다고 보고됐다.
위약 투여 환자들은 평균 2.8개월간 암세포의 성장이 없었던 반면 넥사바 투여 환자들은 5.5개월 동안 효과가 지속됐다. 두 약물 모두 암세포의 성장을 저해하고 암에 혈액공급을 저해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수텐트는 암세포 증식을 돕는 여러 카이네이즈 효소를 차단하는 소위 멀티카이네이즈(multikinase) 차단제이고, 넥사바는 세포증식을 억제하기 위한 RAF/MEK/ERK 신호체계와 종양 혈관형성을 억제하기 위한 VEGFR-2/PDGFR-ß 연쇄신호에 작용하여 항암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토리셀, 수텐트, 넥사바는 서로 다른 단백질을 공격하기 때문에 생존기간을 보다 연장하기 위해 향후 병용요법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