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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온 ‘쌍둥이 천사들’


서울대학교병원 운영 서울특별시립 보라매병원(병원장 정희원)에 03년부터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깨끗이 씻어주는 두 할머니가 인기다.

73세. 60세. 손자를 업기도 힘에 부칠 결코 적지 않은 나이다. 자그마한 몸집의 두 분의 별명은 쌍둥이 천사. 한 1급 장애인 환자가 “천사들이 땅에 내려온 것 같다”며 부르기 시작했다.

안향숙(73세), 장명순(60세) 할머니는 매주 화요일 아침 집을 나선다. 신길동과 신림동, 출발지는 다르지만 도착지는 같다. 오늘도 오매불망 이들을 기다리는 팬들이 가득한 병원. 여느 스타 못지않은 인기다. “왜 이제 왔어” 보고픈 연인에게 투정하듯, “아이구~ 어서와” 그리운 가족을 만난듯 여기저기서 그들을 반긴다.

10시. 두 천사는 어떤 도움도 받지 않고 병원 곳곳을 누빈다. 이미 내부 동선을 완벽하게 꿰뚫고 있다. 손발도 척척. 손놀림도 남다르다. 첫 번째 환자는 보름 넘게 머리를 감지 못한 김광순(여)환자. 단촐한 도구. 플라스틱 대야 4개와 샴푸와 린스 그리고 수건뿐이지만 머리감기 솜씨가 고급 미용실 뺨친다. 갓난쟁이 대하듯 조심스럽게, 오랜 병의 피로를 없애듯 꼼꼼한 손길이다.

고령에 두 팔 걷어 올리고 환자를 찾아가는 두 천사 덕에 병원 분위기도 더 좋아졌다. “유명하신 분들이에요. 연로하신 두 분을 보면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 나와요. 보통 사람은 함부로 흉내도 못내요. 머리감기 하나도 얼마나 힘든데요. 사랑 없이는 절대 못하죠” 손부남(보라매병원 간병인, 여)씨의 고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