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7 (월)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관/단체

영유아 건강검진 기록, 정보유출을 막아라!

의료계 “정신적 문제 기록 유출시 피해 훨씬 심각” 우려

영유아 건강검진 도입과 관련, 의료계는 아이의 기록이 고스란히 공단에 남는 것을 두고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오는 2008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영유아 건강검진은 출생 후 만6세가 될 때까지 우리나라의 영유아는 누구나 총 5차례에 걸쳐 본인부담 비용이 전혀 없는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취지이다.

복지부는 영유아 건강검진 실시와 관련해 “영유아 건강검진 도입은 영유아의 건강증진을 도모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지원하긴 위한 것이다. 영유아의 성장과 발달 사항을 우선적으로 점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료계 한 관계자는 복지부의 이 같은 영유아 건강검진 시행과 관련해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나오는 모든 데이터가 건강보험공단에 고스란히 기록된다는 데에 큰 문제가 있다”며, “태어날 때부터의 발육상태 즉 키, 몸무게, 머리 둘레 등을 비롯해 선천성 질병 여부, 심지어 정신적 문제들 즉 인지장애의 가능성 등이 기록된다는 것이 무서울 따름이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건강보험공단이 주최한 설명회에 참가한 한 의사는 “아이들 발육 상황이나 정신병 가능성 등에 대한 기록이 영구히 남는 부분에 신경이 쓰였다. 예를 들면 보험 가입이나 회사에 취직할 때 일차적으로 과거 기록으로 걸러내는 상황이 벌어진다면(실제로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 기회의 평등이 무너지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영유아 때 신체적 문제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되면 그 아이는 ‘평생 아무리 노력해도 기회를 박탈’ 당하게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의료계의 우려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영유아라고해서 개인정보 기록은 성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굉장히 엄격한 절차를 거쳐 소수의 인원만이 조회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업무상으로 조회를 하게 될 경우라도 영구 보존된다. 그리고 매월 개인정보와 관련된 교육을 실시할 것”이라며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공단의 대답에도 일선 의사들은 공감을 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이미 국정감사에서 수많은 공단 직원들이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유출한 사건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의사는 “공단이 모든 사람들의 신체와 정신 상태를 보관할 자격이 있는 것인가? 어쩌면 장차 이러한 자료가 쌓인다면 이 자료를 바탕으로 열등인간을 어릴 때부터 선별해버릴 가능성은 없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영유아 건강검진에 대해 의료와 사회포럼은 지난 15일 성명서를 통해 “국가가 영유아 건강관리를 위해 좋은 사업을 펼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사업 이면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치명적인 문제가 숨어 있으며 만일 문제점들이 보완되지 않고 시행된다면 먼 훗날 심각한 인권 침해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아울러 의료와 사회포럼의 성명서에는, 검진 내용이 영유아의 신체 발육상황, 선천성 질병들, 정신질환 가능성과 관련된 중요한 자료들로서 이러한 자료들을 건강보험공단에 ‘집중 보관’ 된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라며 돌이킬 수 없는 커다란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의료와 사회포럼은 “이와 같은 문제점 투성이의 영유아 건강검진 사업에 대해 정부와 국회 그리고 대한의사협회 등 각급 의사단체는 다시 한번 재검토해서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며, “만일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하고 강행할 경우 뜻을 같이하는 시민단체와 협력해 철회될 때까지 강력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