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생동하는 계절이 돌아왔다. 춘분이 지나고 밤길이가 짧아지면서 우리 몸이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계절이다.
봄만 되면 입맛이 없고 마치 ‘닭병’에 걸린 듯 꾸벅 꾸벅 졸리고 피곤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현상을 흔히 춘곤증이라 부르는데 이는 겨울동안 움츠렸던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이 봄을 맞아 활발해지면서 생기는 일종의 피로 증세라 할 수 있다.
봄이 되면 자연히 활동량이 늘게 될 뿐 아니라 낮이 길어지면서 잠자는 시간은 줄게 되는데, 이에 적응하지 못해 피곤이 누적되기 때문.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인의 경우에는 일반인에 비해 피곤감이 더욱 증가해 무기력증을 호소할 수 있다. 저혈압이나 빈혈증세가 있는 노인은 더욱 심한 무기력증을 갖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봄철 피로를 무조건 춘곤증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서울시립북부노인병원 가정의학과 김윤덕 과장은 “우리 몸에 잠복해 있는 다른 피로를 일으키는 질환(감기, 결핵, 간염, 갑상선 질환, 당뇨병, 고혈압, 빈혈 등)과 혼동될 수 있으므로 증세가 심하거나 4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춘곤증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대체적으로 겨울 동안 신선한 과일, 야채의 섭취가 부족하여 비타민 결핍의 초기 증세로 발생할 수 있다. 겨울에 우리 인체는 피로 회복과 관계되는 비타민 A, D와 C가 주로 소모된다.
비타민 A, D가 피부의 지방막과 기관지 점막의 보호를 위해 너무 지나치게 활용되었고, 비타민 C는 겨울철 스트레스에 대응하고 체내 방어력을 증강시키기 위한 면역 물질을 만드느라 너무 많이 소모해 버렸기 때문이다.
겨울 동안의 운동 부족은 몸 전체의 대사를 떨어뜨리고 원활한 혈액 순환을 방해하여 뇌로 운반되는 산소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춘곤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기온차이에 의해서도 춘곤증을 느낄 수 있다. 우리 몸은 기온의 차이에 따른 적응을 위해서는 혈액순환분포의 재배치가 필수적인데 이러한 과정의 결과로 춘곤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대기와 인체와의 온도차를 줄여야 전체적인 체온유지가 용이하기 때문에 봄에 기온이 상승하면 사람의 체온도 따라서 올라가게 된다.
피부의 온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말초 혈관을 확장시켜서 혈액이 피부에 많이 가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내부 장기나 근육 등에 가는 혈류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어 춘곤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춘곤증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영양섭취와 수면, 규칙적인 생활과 적절한 운동이 필수이며, 흡연은 삼가야한다. 흡연은 비타민 C를 파괴해 피곤한 상태를 가중시킬 수 있으므로 가급적 금연을 하는 것이 춘곤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은 것도 춘곤증 예방에 도움이 되며, 비타민 섭취가 용이한 제철 채소와 과일섭취를 늘리는 것도 좋다.
이와 함께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점진적으로 하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노인의 경우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역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최소 하루 5∼15분정도로 시작해 매주 1∼2분씩 30분까지 운동량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즉, 일어나서 천천히 걷고 팔도 움직이다가 점차 빠르게 걷는 식으로 5~10분간 서서히 자율신경계를 적응시키고 몸을 덥혀야 한다. 심박동 수가 어느 정도 빨라지면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한다.
마무리운동은 5~10분간 운동을 서서히 줄여가면서 교감신경계를 정상상태로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 딱히 운동을 해 본 적이 없다면 걷기가 가장 적당하다. 하루 20~30분씩 보폭이 큰 걸음을 팔을 앞뒤로 크게 흔들면서 걷는다.
관절염으로 무릎이 아픈 경우 관절엔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근육은 강화시키는 운동이 필요하다. 물 속에서 걷기, 누워서 다리로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 운동 등이 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