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창엽 원장이 11일 심평원을 떠나며 그동안의 속내와 직원들에 대한 애정을 고스란히 담은 이임사를 발표했다.
그는 이임사를 통해 새로운 정부가 새로운 팀워크로 일하고자 하는 것은 법률적인 사항에 앞서 충분히 존중됐어야 한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김창엽 원장은 “아쉬운 것은 본인이 제청한 상임이사 몇 분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심평원을 떠났다는 것”이라며, “그 역시 임명권자와 새로운 팀이 충분히 숙고하고 국민과 역사 앞에서 책임도 져야할 문제이므로 왈가왈부할 사항은 아니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명확한 기준이나 특별한 이유를 알 수 없이 성실하게 일하던 최고의 전문가들이 물러나게 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낸 것.
그는 또, 최고의 전문가들이 자리를 떠난 만큼 그에 따른 업무공백이 불가피하게 된 것은, 어떤 기준에서 보더라도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창엽 원장은 “심사평가원이 어떤 상황에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새삼스럽게 다시 말하지 않더라도 잘 알 것으로 믿고 있다”며, “심사평가원은 단순한 실무기관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보호와 국가제도의 운영, 의료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다해야 하는 근원적인 사명을 띠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어떠한 경우에도 이러한 사명은 바뀌지 않을 것이며,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유연자재하게 그리고 최선을 다하여 이러한 사명을 수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직원들에 대한 당부와 함께 고위 간부들의 사퇴로 인한 조직의 변화에 대한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환경은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닌 만큼, 이 자리에서는 심사평가원의 더 큰 발전을 위해 스스로 바꾸고 노력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쓴 소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원장은 가장 먼저, 미시적인 과정 개선에서 핵심업무의 패러다임에 이르기까지, 현재 하고 있는 일의 가치와 효율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이것이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우면 바꾸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창엽 원장은 “시각은 고객(client) 중심으로, 사고와 행동은 세상에 둘도 없다는 각오로 창의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 전략과 기획기능을 더욱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그동안 집행 중심의 문화에서 전략 중심의 문화로 바뀌는데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도전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달성해야 할 수준에 비추어 보면 걸음마를 뗀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업무의 가치와 성과를 평가하고 이를 기초로 힘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결코 잊지 말 것을 권고했다. 즉, 이는 심평원 전체 자원에서만이 아니라 부서별로, 심지어는 개인별로도 마찬가지라는 것.
셋째, 사람을 육성하고 키우는 일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고 주무했다.
김창엽 원장은 “법과 규정에 의한 독점적 지위가 사라졌을 때에도 전문성과 경쟁력을 자신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스스로 묻고 냉정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 그 결과를 기초로 실천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혁신해, 구태의연하고 보수적이며 딱딱한 상명하복의 조직문화로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며 변화할 것을 주문했다.
김창엽 원장은 마지막으로 직원들에게 “재임기간 동안 있었을지도 모를 잘못은 모두 제가 책임져야 할 허물이라고 생각한다. 잘못은 잊고 성과는 쌓아주시기 바란다”며, “같이 일하는 동안 여러분 모두를 만날 수 있어 진정 행복했다. 그리고 많이 배우고 한 뼘쯤 더 커졌다고 자랑하고 싶다. 심평원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맛보지 못했을 큰 기쁨을 마음에 담고, 여러분과 가족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한다”며 이임사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