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안내시스템을 갖춘 자동복막투석기, 신종 바이러스에도 감염 우려가 없는 제3세대 혈우병 제제 등 첨단기술이 반영된 의약품 및 의료기기가 내년에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세계적인 제약기업 박스터(Baxter)의 부회장이자 연구총책임자(CSO: Chief Scientific Officer)인 노버트 리델 박사(Norbert G. Riedel, Ph.D.)는 7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박스터의 최신 연구성과와 기술력이 만들어낸 제품들을 국내에 소개했다.
동아시아혈우병포럼 참석차 방한한 노버트 리델 박사는 “박스터는 지난해 R&D 투자규모를 전년대비 24% 늘릴 정도로 혈우병, 만성신부전 등 난치병 극복을 위한 연구개발에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에도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난치병 환자들의 치료 및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 음성안내시스템 자동복막투석기 출시 계획 발표”
이날 노버트 리델 박사가 발표한 최신 자동복막투석기는 잠자는 시간을 활용해 투석을 해 낮 시간에는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 세계 최초 음성안내시스템 등을 갖춘 제품으로 2009년도 한국 출시 예정이다.
투석치료는 신장의 기능을 90% 이상 상실한 만성신부전증 환자가 신장(콩팥) 대신 몸 속의 과잉 수분과 노폐물을 배설하기 위한 치료방법이다. 실제, 성인의 13.8%가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으며, 투석과 이식 등 신대체요법을 받아야 하는 말기신부전 환자는 1986년 2534명에서 2006년 4만6730명으로 21년 간 17.4배 증가했다. 그러나 투석환자의 경우 하루 4시간씩 주3회 혈액투석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자영업 이외에는 직업을 갖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제품이 자동복막투석기이며, 내년 국내 출시될 신제품에는 음성안내시스템, 선명한 그래픽 디스플레이, 대형 컨트롤 장치 등 더욱 편리한 기능이 추가된다. 이 제품은 투석의 전 과정을 음성으로 설명하여 나이 많은 장년층도 쉽게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작동 시 소음이 거의 없어 숙면을 도우며, 선명한 그래픽 디스플레이로 치료 단계의 모든 과정을 볼 수 있다. 컨트롤 장치를 크게 설계하여 손동작 장애나 시각장애가 있는 환자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개인정보를 담을 수 있는 USB(Personal Data Key)를 통해 환자의 치료 관련 모니터링도 용이하다. 그리고 치료과정을 판단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내장되어 있어 처방변경에 따른 결과예측, 복막기능의 평가, 투석 적절도의 측정 및 관리까지 가능하다.
“제3세대 혈우병 제제, 신종 바이러스에도 감염 걱정 없어”
세계 최초로 박스터에서 개발된 제3세대 유전자재조합 혈우병 제제인 애드베이트(Advate)는 사람 또는 동물 단백질이 제조 과정에 전혀 사용되지 않아 매년 새로이 출현하는 바이러스 감염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혈우병은 유전적인 혈액 응고 장애 질환으로, 혈액 응고 인자 중 하나를 적게 가지고 있거나 가지고 있지 않다. 이로 인해 일반인보다 다량의 출혈이 있거나 출혈 시간이 길고 계속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혈우병 환자는 부족한 혈액 응고 인자를 주사제 등을 통해 대체하여 출혈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우병 환자의 혈액 응고 인자 대체를 위해 1966년에 최초로 만들어진 혈우병 제제는 사람의 혈액에서 응고인자를 뽑아내 제조됐다. 1990년대에는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혈우병 제제가 등장하면서 사람의 피를 통한 감염 문제가 대폭 줄어들었으며, 최근 감염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제3세대 유전자재조합 제제(애드베이트)까지 개발되어 2009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노버트 리델 박사는 혈우병 제제 투여 시 일정 시간 후에 반감되는 약효시간을 늘리기 위해 진행중인 임상에 대해 발표했으며, 혈우병과 유사한 질환인 폰 빌리브란트 병 치료에 쓰이는 응고인자를 제3세대 유전자재조합 혈우병 치료제의 제조 과정 부산물에서 추출해 생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알치하이머 치료제 관련 3상 임상 연구 진행”
노버트 리델 박사는 바이오사이언스 분야에서 혈우병제제 이외에도 박스터가 현재 연구중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에 대해 소개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가 뇌에 침착 되어 생기는 질환으로 노인에게 주로 나타나는 치매의 주요 원인이다. 기존에 출시되어 면역 결핍 환자 치료에 사용되는 박스터의 정맥 투여용 면역항체글로불린(Intravenous Immunoglobulin)은 아밀로이드에 대한 천연 항체이다. 최근, 기존 용도 외에도 투여 시 아밀로이드 침착으로 인한 신경파괴를 가역적으로 정상으로 되돌려 놓아 알츠하이머 치료에도 효과적이라는 것이 2상 임상을 통해 밝혀졌다. 현재 정맥투여용 면역항체글로불린(Intravenous Immunoglobulin)제제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대한 3상 임상 연구 중에 있다.
그 외에도 노버트 리델 박사는 출시 계획 및 예정인 최신 지혈 보조제, 항균 정맥 주사 연결기, 유전자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 등에 대해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