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요 암 발병률 1위가 위암인 가운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위암 환자의 생존율과 연관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려대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박성수 교수팀은 ‘젊은 남녀의 위암 발병과 예후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1993년부터 2000년까지 고려대학교 병원에서 위암진단을 받은 환자 총 1299명(남성 환자 865명, 여성 환자 434명)을 대상으로 10년간 치료과정을 역 추적한 결과, 에스트로겐과 같은 성호르몬이 위암 환자 생존율의 차이를 유발하는 요인이며, 위암 예후와도 연관이 있다고 전했다.
박성수 교수는 “젊은 여성에게 발병하는 위암의 93.3%가 타 조직으로 전이가 매우 빠르고, 항암치료도 어려운 미분화암으로, 위암말기에 해당할 정도로 치명적”이라고 말하고, “미분화암세포의 공격성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관련이 있으며, 이 에스트로겐이 위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표1).
또한 연구팀은 위암 진단을 받았던 총 1299명의 환자 중 남성 환자 865명의 10년간 생존율을 비교 조사한 결과, 40세 이하 젊은 남성 환자(100명)의 생존율은 62.5%로 40세 이상의 나이든 남성 환자(765명)의 생존율인 44.6%보다 훨씬 높았다(표2).
그러나 여성의 경우, 오히려 젊은 여성 환자가 나이든 여성 환자보다 생존율이 낮은 역전 현상을 보였다. 40세 이하 젊은 여성 환자(75명)의 생존율은 51.9%로, 40세 이상 나이든 여성 환자(359명)의 생존율인 56.2%보다 밑돌았다(표3). 뿐만 아니라 이성 간 비교에서도 젊은 여성 환자의 생존율(51.9%)은 젊은 남성 환자 생존율(62.5%)보다 훨씬 낮았다.
또한 젊은 여성에게 발병하는 위암이 나이든 여성에게서 발병하는 것에 비해 전이가 매우 빠르고, 일반적인 항암치료에도 잘 반응하지 않으므로 조기 검사가 필수적이라는 것도 확인됐다.
이러한 차이는 40세 이전의 젊은 여성은 여성호르몬 분비가 왕성하나, 40세 이후부터 점점 여성호르몬이 감소하고, 폐경 또한 이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로써 에스트로겐의 수치가 높은 젊은 여성일수록 위암 전이가 빠르고, 생존율 역시 상대적으로 낮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나이와 성별을 각각 독립적인 요인으로 보았던 기존 위암 연구에서 벗어나 나이와 성별을 동시에 고려하는 성호르몬에 주목하였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박교수는 “위암은 우리나라 암 전체 발병률 1위로 가장 흔한 암이며, 여성 위암 역시 갑상선암, 유방암 다음으로 높은 발병률을 보이나(출처 보건복지가족부ㆍ국립암정보센터 2005), 여성 특히 젊은 여성에서는 관심이 높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며, “이번 연구를 통해 최근 젊은 층에서 늘고 있는 위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데 보다 과학적인 접근이 가능하게 됐다. 앞으로 성호르몬과 위암 간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후속연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해외 외과 권위지인 Archives of Surgery에 11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