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의 존재 또는 발전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내부직원과 외부전문가 모두 ‘국민건강보험공단’을 꼽았다.
또한, 심평원의 심사기준이 이젠 현실과 맞지 않은 부분이 있어 조정할 시점에 도달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송재성)은 18일, ‘심평원 World Best 전략기반 연구결과 발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최병호 선임연구위원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최병호 선임연구위원은 심평원의 World Best 전략기반 연구를 위해 내부직원 422명과 외부전문가 5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연구결과에서 재미있는 결과는 심평원의 존재 또는 발전을 위협하는 요인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조사결과에 대해 최병호 선임연구위원은 “심평원의 존재를 위협하는 것은 공단과의 경쟁 및 통합 압력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심평원의 위협요인으로 ‘공단과의 역할 경쟁 혹은 통합압력’이라는 응답이 심평원내부 21.5%, 외부전문가 34.4%와 ‘재정을 공단에 의존’이 각각 22.6%, 19.6%로 공단을 최고의 위협요인으로 꼽았다.
이외에도 포괄적 지불방식 도입시 심사기능의 축소, 유사기능 수행기관들과의 역할 경쟁 및 새로운 기관의 출현, 민간부분과의 경쟁, 민간보험회사의 심사 및 평가기능의 강화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최병호 선임연구위원은 “심평원의 강점으로 전문가들은 방대한 정보보유를 꼽았고, 내부직원들은 심사의 전문기관을 꼽았다”면서, “그러나 심평원의 약점으로 내부 및 외부전문가 모두 지난친 심사중심의 기능과 이에 따른 의료공급자와의 심사 갈등이 대표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연구결과 발표에 이은 토론회에서는 심평원의 평가기능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고려대학교 안형식 교수는 “심평원이 여러 평가결과를 공개했지만 사실 그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다”면서, “이를 토대로 본다면 앞으로도 평가와 관련한 심평원의 미래가 밝지는 않은 것 같다. 심사와는 달리 평가는 기능만 있을 뿐 정보가 매우 취약하다. 평가 결과의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보니 논문에 사용하기에도 적절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건복지가족부 이영찬 건강보험정책관은 “현재 국내의 상황은 경영효율화이다. 그런데 기능과 업무가 많다보니 인력충원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한다면 인력을 계속 늘려야만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심사기준자체를 바꾸어야할 시점에 도달한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영찬 정책관은 “심사기준과 관련해 의료현장과는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끊이지 않고있다”면서, “이젠 기준자체를 바꾸어야할 시점에 도달하지 않았나 싶다. 이와 관련해 의료계와 불합리한 부분에 대한 논의를 해볼 계획이다. 그러나 공급자들이 주장하듯이 규격화 된 진료를 강제하려는 것은 아니다”며 심사기준을 개선할 의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일부 심평원의 재정적 독립과 관련해 “심평원의 재정 독립이 아닌 기능의 독립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