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경기침체로 개원가의 대출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최근 금융권은 신용불량자 속출을 이유로 전문직 종사자들의 대출한도를 크게 강화한다고 밝혀 당분간 개원가의 자금융통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개원을 준비하고 있는 단독 개원예정의의 경우 신용대출 한도를 최고 3억 원에서 최저 1억5천으로 그 액수를 지난해 말에 비해 큰 폭으로 차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신규 단독개원인 경우 3억 원 정도의 대출이 가능한 곳은 하나은행으로, 지난해 4억에서 매출범위내 최대 5억 원에 육박했던 한도를 최고 2억 원 가량 축소했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 관계자는 “연체율이 높아 대출한도가 축소된 것도 있지만 의료업종이 경기불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도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는 대출을 받아 개원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씨티은행과 외환은행의 경우 신규 개원의 신용대출 한도를 각각 1억 5천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예전 신규 피부과 개원의의 대출한도가 3억~3억 5천만 원 선이었다면 열흘 전을 기해 1억 5천으로 못 박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혹시 기존 타은행권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적이 있고 아직 대출금을 상환중 이라면 그 금액이 차감 돼 대출을 내주는 게 원칙이고 이중수혜를 철저하게 봉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11월 까지만 해도 신규 개원의 신용대출 한도를 5억으로 책정했던 외환은행은 경기가 급속히 침체되기 시작한 12월 4억원, 올 1월에는 이 반토막에 해당하는 2억, 그리고 이 달 들어 1억 5천만으로 조정됐다.
이에 대해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 같은 대출 한도 조정으로 자금융통 금액이 조금 더 많은 일부 은행권으로 대출 신청자가 몰려들 가능성이 있다” 면서 “그렇게 되면 대출자의 연체율이 높아질 확률이 커지고 이 은행권의 대출 한도도 줄어들 확률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관계자는 신용대출을 이용해 신규개원을 계획하고 있다면 자금이 쓰이기 전 은행에 대출 가능 여부를 꼼꼼히 확인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문의 종사자의 신용대출의 경우 제2금융권에서도 대폭 축소시키거나 아예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 2금융권의 A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의사 등 고소득 전문직을 타겟으로 했던 신용대출을 없앴다. 그리고 대출자가 제시한 담보와 신용등급을 토대로, 아파트 70%, 주택 65% 등의 차등 대출률을 적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