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계학술대회 시즌이 돌아왔다. 그러나 경기불황의 여파로 후원업체가 급격히 줄어들어 대회를 준비하는 학회에 비상이 걸렸다.
각 학회 측은 지난해부터 이미 상황이 좋지 않았기에 예상은 했지만 그 이상으로 후원 업체가 줄어들고 있어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A학회의 경우 “대회가 코앞인데 후원업체가 다 들어오지 않은 상황이라 걱정이 많다”며 말 그대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해 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소한 부분에서의 비용절약에도 신경을 쓰기 위해 학술 포스터는 물론이고 초록집의 웹 문서화, 일반 우편물 인터넷 메일 대체 등 여러 가지 자구책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B학회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학회는 “최근 몇 년간 대회 준비에 있어 난항을 겪어오긴 했지만 올해는 특히 어렵다”면서 역시 후원업체의 모집을 마무리 하지 못해 고민이라고 전했다.
C학회는 “후원업체가 감소하고 있어 회원들의 부담을 덜고자 실용적인 대회를 만들어 보자는 논의를 하긴 했지만 특별히 계획된 것은 없다”고 했다. 이어 “대회를 축소 시킬 수는 없어니 강연장 대여, 부스 전시장, 회원 식대 등 최대한의 부대비용을 줄여 최대한의 긴축운영을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이와 달리 지난해부터 춘계대회를 폐지, 학회 운영의 내실화를 꾀하고 있는 곳이 있어 주목된다. 바로 대한비뇨기과학회이다.
대한비뇨기과학회는 지난해 춘계대회를 없애고 추계학술대회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학회 관계자는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 어려움을 덜고자 이 같은 시도를 한 것도 있지만 우선 비뇨기과학회 산하 세부전공학회가 비슷한 시기에 연일 개최되니 주말만 되면 학회에 가야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돼 시간과 비용적인 측면에서 소모되는 것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부분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어 모학회인 대한비뇨기과학회는 춘계 시즌 학술대회를 없애고 대신 이 시기에는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한 최신지견 교육과 세부전공학회만 진행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사실 모학회의 입장으로서는 1년에 두 번 받던 후원을 한 번으로 줄이게 돼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추계학술대회를 한 번에 집중적으로 개최함으로써 학습효과를 높였으므로 차후에는 더 큰 장점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 춘계학술대회가 개최되는 시기에 미국 · 유럽 등 외국학술대회가 개최되고 이곳에 대한비뇨기과학회가 공동심포지엄 개최자격으로 참여하는 만큼, 프로그램 중복을 피하고 국제학회에 더욱 집중하고자 하는 목적도 담겨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외국학회에서는 이미 1년에 두 번하는 학회를 한 번으로 전환해 대대적인 행사보다 학문적 교류에 힘쓰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를 국내학회에 도입, 벤치마킹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