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사회는 최근 신종플루로 온 나라라 떠들썩한 이때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난 보건소장들과 직원들의 행태를 강력히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경기도의사회는 “지금 우리는 전 세계적인 신종플루 대유행으로 인해 국내에서만도 3천 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하는 국가적 재난사태에 당면해있다”며 “온 국민이 힘을 합쳐 국가적 위기를 극복해나가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서 지역사회의 방역거점이 되어야 할 일부 지역 보건소장들과 직원들이 관광성 해외연수를 떠났다는 뉴스를 접하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해외연수는 민간단체인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도지부의 주최로 진행됐다. 하지만 지역보건소와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어떠한 관계이기에 적지 않은 경비가 드는 해외연수를 주선했는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사태는 경기도가 인구보건복지협회를 통해 “보건소장들의 해외 연수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며 두 차례에 걸쳐 연기 또는 국내 연수로 전환을 권고했음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진행해 더욱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의사회는 “늘어가는 신종플루 환자들 때문에 전국의 치료거점병원들은 물론 일반 병의원들도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일선에서 고생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그 누구보다도 방역 업무에 앞장서야 할 보건소장들의 무책임한 행동을 보여준 이번 사건은 지금도 불철주야 신종플루 환자 진료에 힘쓰는 의사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며 개탄했다.
이어 현재 보건소 시스템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의사회는 보건소가 엄청난 예산을 퍼부어 고급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일반 환자를 진료하고 있음에도, 고비용 저효율의 지자체 선심사업의 수단으로 전락한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그 결과 이번과 같은 국가적인 방역사업에는 정작 투입할 인원이 부족해 아우성치다 신종플루 환자들을 민간의료기관으로 떠미는 촌극이 벌어졌고, 그 결과 지역사회 확산을 더욱 부추기는 일이 벌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의사회는 “지역보건소 시행령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의사 면허자를 보건소장으로 임명하게 되어있으나, 각 지자체장들은 보건소장에 자기사람 심기를 마다하지 않고 있으며 그 결과 지방으로 갈수록 의료에 문외한인 비의사가 보건소장에 임명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보건소장의 전문성을 떨어뜨려 진료는 물론 방역사업의 효율을 낮게 만들고, 급기야 신종플루 방역업무는 아랑곳없이 해외 관광을 떠나는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킨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우리 경기도의사회는 국민건강은 제대로 지켜내기 위해 아래와 같이 금번 사태의 심각성과 문제점을 제기하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1. 금번 신종플루 방역시스템에서 여실히 드러난 보건소의 기능을 조속히 재정립하고, 우선적으로 보건소 조직체제를 중앙정부의 관할 하에 소속 지역의 시ㆍ도에서 직접 통제하는 한편 보건소장은 지역보건소 시행령에 따른 의사면허 소지자 임명을 엄수토록 일괄 개편하라.
- 일본의 경우도 각 지역 보건소는 광역시ㆍ도 단체장에게 임명권이 있으며, 우리나라 소방재난본부 또한 행정안전부의 관할 하에 광역시ㆍ도의 통제를 받고 있다.
2. 지역보건소장 해외 연수를 주선하고 지원한 인구보건복지협회에 대한 진상조사를 통해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원천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이전에도 중소도시를 순회하며, 건강검진과 의료상담 등 현행법을 위반한 각종 사업이 각 지자체 및 관련 공공기관의 협조하에 이루어져 유착관계에 대한 의혹과 논란이 있어온 단체로써 이번 기회에 동 단체에 대한 엄밀한 진상조사를 통해 차후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원천적인 대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