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가 아동 성폭력 피해자의 효과적인 의료적 처치와 자문이 가능한 ‘중앙아동성폭력의료기동
반’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경만호)는 16일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아동 성폭력 관련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의사협회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아동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의료적 측면에서의 대책이 전무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아동 성폭력 문제에서 의료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다. 피해 아동의 평생 지워지기 어려운 상처를 치유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먼저, 의사협회는 특단의 대책으로 ‘중앙아동성폭력의료기동단’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의협은 “사건 초기 대응이 피해 아동의 평생을 좌우한다. 이에 의협은 신속하고 효과적인 의료적 처치와 자문이 가능하도록 중앙 전문가와 각 지역 의료인을 연결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신경정신과, 산부인과, 소아과, 응급의학과, 비뇨기과, 외과, 가정의학과의 7개 학회와 실질적인 피해 대상인 여성을 대표하는 한국여자의사회와 함께 대한의사협회 내 ‘중앙아동성폭력의료기동반’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아동성폭력의료기동반 내 핫라인을 구축해 사건 발생 시 담당 의료진과 서로 협력, 신속하고 적절하게 의학적 치료와 법률적 절차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
의협은 “의료기동반은 아동 성폭력을 진료하는 의료인들에게 증거 수집, 진단서 작성, 수사 및 법적 절차에 대한 대처 방법 등을 조언하고 협력하는 한편, 구체적인 상담과 치료, 재활에 대한 전문적 조언 혹은 의뢰 등을 담당할 것”이라며 “이러한 지원을 통해 아동 성폭력의 피해 아동 및 가족들이 사건 초기 의료 현장에서 체감하는 불편이나 당혹감을 불식시키고, 효율적인 법적 대처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협회는 ‘의료기동반’과는 별도로 관련학회를 중심으로 해 아동 성폭력 의료 지원을 위한 의료 전문가 양성 체계 구축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대한의사협회에서 발간한 <아동성학대 진료지침서(2003)> 및 <아동학대 진료지침서(2006 개정)>를 현실에 맞게 재개정하고, 매뉴얼을 제작·보급하여 의료인 교육 및 진료에 적극 활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의협은 아동 성폭력 사건 대책 및 해결 수립과정에 의료 전문가를 포함시켜, 가해자 처벌보다는 피해 아동 및 그 가족들의 치료 및 재활에 초점을 맞춘 방안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에 의협은 “피해 아동 및 가족들의 신속한 안정과 치료, 재활대책의 마련,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의 2차 피해 방지 및 법적·제도적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장치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라면서 “사건 해결 과정에 <의료기동반> 등의 성폭력 의료 전문가를 포함시켜 의학적 관점에서 벗어난 정책이나 대책을 바로잡고, 피해 아동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제도적 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했다.
뿐만 아니라, 의료인이 사건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수 있도록 의료인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구체적으로 첫째, 아동 성폭력 사건 발생 시 의료인들이 치료하는데 있어 추후 발생하는 법적 절차에 필요한 증거 확보를 위한 지침서를 제작하는데 협력함으로서 사건 발생 초기 효과적인 의료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둘째, 아동 성폭력과 관련하여 의료 및 법률 전문가를 양성함에 있어 공동 심포지엄 개최, 상호 강사 지원 등을 통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협력.
셋째, 의학적, 법률적 지식 공유를 통해 효과적이고 신속한 사건 대처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지속해 나갈 수 있는 유기적인 협조 체제를 갖추기 위해 의협과 변협이 함께 하는 아동 성폭력 대책 TF팀을 구성.
의협은 “가해자의 법적 처벌도 엄중히 시행돼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 아동과 가족이 지속적이고 통합적인 치료를 통해 상처를 딛고 다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라며 “아동 성폭력은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다. 의료인과 법조인의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협력을 다짐함과 동시에 정부와 사회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