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남북협력사업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그린닥터스의 개성병원이 5년간 20만여명의 북한 주민들을 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개성시와 남북협력병원 등에 지원한 의약품과 북한 의료진의 급여 등으로 지급한 돈이 50억원에 달했다.
부산에 본부를 둔 국제의료봉사단체인 재단법인 그린닥터스(이사장 박희두)는 지난 2005년 1월 문을 연 개성공단 남북협력병원이 지난 2009년 12월말 현재 5년 동안 북측진료소 16만 5,354명, 남측진료소 3만 2,491명 등 모두 19만 7,845명의 북한 주민들을 진료했다고 밝혔다.
매달 평균 5천여명 이상을 진료하고 있는 남북협력병원은 이달 20일 누적 진료환자수가 이미 20만명을 넘어섰다. 최근엔 4만여명의 개성공단 근로자 가운데 매일 200여명의 남북한 근로자들이 그린닥터스의 남북협력병원을 이용하고 있다.
그린닥터스는 21일 오전 개성공업지구 남북협력병원에서 대한의사협회 남북의료협력위원회 정근 위원장(부산시의사회장), 대한결핵협회 문영목 회장, 그린닥터스 임세영 개성병원장 등 남측의료계 관계자 13명과 북측 개성공단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병원 개원 5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근 위원장 등은 남북화해에 앞장서고 있는 개성병원의 남북측 의료진들을 격려했다.
그린닥터스측과 북측 관계자들은 또 이날 의사, 간호사 등 북측 의료진들의 임금을 월 1인당 10달러(미화)를 인상하고, 북측 의사들을 남측 진료소로 파견할 때 반드시 남측과 협의해서 결정하기로 했다.
개성공업지구 내에 설치된 그린닥터스의 남북협력병원은 남측과 북측진료소로 각각 분리돼 있으며, 남측진료소는 남측 근로자들을, 북측진료소는 북측근로자들을 주로 진료하고 있다. 협진이 필요한 응급이나 중한 질병의 경우 남북한 의사들이 협력해 공동 진료를 하고 있다.
의료진의 경우 남측진료소에 북한 의사 1명을 포함해 내과의사 3명, 외과 1명, 북한 치과의사 1명 등 5명의 의사와 북한 간호사 2명, 남측 행정요원 3명 등 모두 10명이 근무하고 있다. 북측진료소의 경우 내과 2명, 외과 4명, 산부인과 1명 등 의사 7명에다 간호사 6명, 행정요원 3명 등 모두 16명이다.
그린닥터스에 따르면 남북협력병원 개원 첫해인 2005년엔 남측진료소 5,362명, 북측진료소 807명 등 총 6,169명, 2006년 남측진료소 5,834명, 북측진료소 1,398명 등 모두 7,232명을 각각 진료했다.
초기 응급진료소 수준에서 벗어나 병원급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2007년부터 진료환자 수가 급증했다.
2007년 한 해 동안 남측진료소 7,647명, 북측진료소 3만 5,766명 등 총 4만 3,413명으로 전년도인 2006년 비해 5배가량 진료환자가 늘어났다. 2008년엔 남측진료소 7,751명, 북측진료소 6만 1,973명 등 6만 9,724명, 2009년엔 남측진료소 5,897명, 북측진료소 6만 5,410명 등 모두 7만 1,307명을 각각 기록했다.
북한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진료과목은 내과계와 산부인과. 지난 2009년 한해 총 7만 1,307명의 진료환자 가운데 내과계가 2만 6,890명, 산부인과 2만 2,892명, 외과계 1만 3,468명, 기타 2,160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린닥터스는 남북협력병원을 운영을 계기로 북한에 대한 의약품 지원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5년간 총 51억 9천여만원어치의 의약품을 남북협력병원과 개성시 인민병원 등에 지원했다. 또한, 의약품 외에도 개성시 어린이들에게 축구공과 겨울철 내의를 전달하고 격려하기도 했다.
그린닥터스는 21명의 북측 의료진에게 매달 의사 100 달러 등 4,500 미국달러를 월급으로 지불하는 등 연간 5만 4,000달러(우리 돈 7,020만원)를 북측의료진 인건비로 내고 있다. 북한 의료진의 인건비는 주로 후원금과 그린닥터스 회비로 충당하고 있다.
정근 대한의사협회 남북의료협력위원회 위원장은 “부산에 본부를 둔 봉사단체에서 5년간 변함없이 남북협력 사업을 유지해온 것은 대단히 의미 있고,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그린닥터스의 개성병원은 이미 개성공단 근로자뿐만 아니라 의약품 지원 등을 통해 개성을 중심으로 한 북한 남부권의 허브병원으로서의 역할 을 하고 있다”며 그린닥터스 남북협력병원의 위상을 평가했다.
그린닥터스의 개성 남북협력병원이 성공적인 남북협력 사업으로 자리 매김하자 개성병원에서 봉사하겠다는 의료진이 줄을 이어면서 진료 수준을 높아지고 있다.
그린닥터스 소속의 김정룡 원장과 개성병원 병원장을 맡고 있는 임세영 원장이 내과의사로서 매일 군사분계선을 넘어 출퇴근 근무를 하고 있다. 또 이영수 외과의사, 윤수진 신장내과 의사, 유종호 가정의학과 의사, 서울대병원 소속의 황상익·최규진 가정의학과 의사, 손희용 치과의사 등 수많은 의사들과 한의사, 약사들이 매주 한차례씩 개성병원을 방문, 무료진료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린닥터스는 진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매달 한번씩 각과별 전문의들을 중심으로 특진도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5천례 이상의 갑상선 수술을 한 일반외과 전문의인 박희두 그린닥터스 이사장을 비롯해 라식 수술의 대가인 안과전문의 정근 상임대표, 정형외과 전문의 문영목 원장, 내과전문의 이재호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인 경만호 대한의사협회 회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인 오무영 부산백병원 교수 등 저명한 의료계 의사들이 특진에 참여하고 있다.
박희두 그린닥터스 이사장은 “올해는 대한결핵협회 등과 공동 사업으로 북한 결핵퇴치 운동을 적극 펼치는 등 북한 지역의 예방의학 사업에 대한 참여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히고, “그린닥터스가 순수 봉사단체여서 시민들의 많은 참여가 사업의 성패를 가른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후원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