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자체의 효능 뿐만 아니라 환자의 복용 편의성, 라이프스타일 등을 반영한 맞춤형 의약품이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치매 환자의 특성을 반영해 물 없이도 복용할 수 있거나 성인남녀의 성관계 횟수를 고려한 치료제 등이 바로 그것.
성 질환 치료제의 경우 일반 성인 남녀의 성 관계 횟수와 형태 등을 세심하게 반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조루증의 경우 그간 발기부전에 비해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한국 남성 3분의 1이 경험하고 있을 만큼 흔한 질환이다.
한국 얀센은 최초로 일반 성인 남녀의 성 관계 횟수를 반영해 조루증치료제 ‘프릴리지’ 구성에 신경썼다.
이 약은 30㎎, 60㎎ 두 가지 용량으로 각각 3정씩을 넣은 팩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는 한달 평균 3~4회인 국내 부부들의 월 평균 섹스회수를 반영한 것이다.
‘프릴리지’ 한 팩을 처방 받으면 한 달 동안 복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또 이 약은 위조(짝퉁)에 대비해 정제가 패키지와 한번 분리되면 다시 복원되지 않고 봉합용 씰이 일단 뜯어지면 독특한 문양이 남도록 고안된 것도 특징이다.
발기부전치료제 역시 부부들이 관계를 갖는 패턴을 고려한 약들이 대세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관계를 갖는 시기를 고려해 치료제를 선택하는데, 한 조사에 따르면 발기부전 환자의 90%가 주말에 부부 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릴리 ‘시알리스’는 한번 복용해 주말동안 효과를 볼 수 있도록 36시간 동안 약효를 지속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 때문에 한 알 복용으로 주말을 보낼 수 있는 ‘Weekend Pill(주말 약)’이란 별명도 가지고 있다.
동아제약 ‘자이데나’의 경우 매일 조금씩 먹으면 발기부전뿐만 아니라 배뇨장애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는 임상결과가 나와 현재 저용량 출시가 예견되고 있다.
회사 측은 하부요로증상과 간문맥고혈압 환자에서 그 효과를 관찰하기 위한 개발 프로그램을 조만간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1일 1회 요법으로 환자들의 만족도를 더욱 높일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자 특성 고려한 제형 용법으로 복용도 높여
많은 고혈압 환자들이 고령인데다가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같은 합병증으로 많은 약을 한꺼번에 복용해야 하는 고충을 겪고 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아타칸 16mg’의 경우 이같은 불편함을 고려해 지름이 불과 7mm로, 기존 약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초소형으로 개발됐다.
크기가 작아 다른 약과 함께 복용해도 부담스럽지 않고, 고령 및 여성 고혈압 환자도 쉽게 복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알약을 삼키기 힘든 치매 환자나 암환자, 혼수상태의 환자 등 특수상황에서는 약 복용이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한미약품 ‘도네질OD’는 물 없이도 신속하게 녹는 OD(Oral Disintegrating) 형태로 개발돼 약을 거부하거나 삼키기 어려운 치매환자도 약 복용이 용이하게 만들었다.
특히 도네페질 성분의 강한 쓴 맛을 특수코팅 기술을 활용해 최소화함으로써 환자들의 복약순응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하루에 한 번 저녁시간에만 먹어야 했던 고지혈증 치료제를 하루 중 아무 때나 복용할수 있도록 개선한 사례도 있다.
한미약품 고지혈증치료제 ‘심바스트CR’은 주요 성분인 심바스타틴이 약효유지기간(반감기)이 짧아 저녁시간에만 복용하도록 제한되는 불편을 개선한 용법으로 식약청 허가를 받기도 했다.
알약이 아닌 효과가 빠른 액체형으로 승부를 보는 케이스도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비만치료제중에서 단순한 알약이 아닌 시럽형으로 휴대 및 복용편의성을 높인 ‘살포시시럽’이 바로 그 예다.
조아제약 ‘살포시시럽’은 기존의 내성과 부작용이 부담되는 향정신성의약품과 차별화되는 방풍통성산제제 일반의약품으로, 액상형이라 정제나 과립제에 비해 체내 흡수가 빠르고 복부비만에 특화됐다.
이와함께 트록세루틴 성분 정맥 및 림프순환장애 치료제에도 액체형을 도입했다. ‘엘라스에이액’은 트록세루틴 성분 함유량이 3500mg으로 기존의 정제나 캡슐제 제품(300mg)에 비해 10배 이상 높아 흡수와 효과면에서 우수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