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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바이오의약품 분야, 관련 단체간 치열한 ‘경쟁’?

협회별 주무관청 달라 업체 가입 부담…협력구도 모색 시급

바이오의약품 분야가 크게 발전할 것으로 주목받으면서 관련 단체간 경쟁에 불이 붙었다. 기존 바이오협회에 이어 이달에는 제약협회와 바이오의약품협회(가칭)가 바이오분야에 뛰어들었다.

당초 바이오협회가 있던 상황에서 지난 2일 제약협회가 바이오·의약품본부를 신설하자, 이미 협회 경쟁구도를 예측하는 여론이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바이오협회가 제약협회에 흡수될 것’, ‘제약협회와 바이오협회의 주도권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본부 신설에 앞서 제약협회 김연판 부회장은 “바이오협회는 다양한 분야가 포함돼 있지만 제약협회가 바이오의약품 허가 등에 도움을 주기가 쉽다”며 “결국 협회를 찾게 될 것”이라고 바이오협회에 대한 견해을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17일 ‘사단법인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가칭)’가 발족되자, 벌써부터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만 협회 경쟁구도가 3파전으로 형성된 모습이다.

바이오의약품협의회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총 42곳이 회원사로 등록돼 있으며, 김명현 전 식약청장을 초대 회장으로 선임했다.

이렇듯 바이오의약 분야가 주목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관련 단체가 경쟁적으로 생겨나게 된 데는, 바이오의약 분야에 투자하는 전세계적 추세가 그대로 반영돼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바이오의약 분야 세계시장규모는 2009년 현재 1190억불이며, 오는 2015년에는 2880억불로 늘어날 전망이다. 즉, 연평균 15.9%씩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러나 국내 바이오의약 산업의 세계점유율은 총 97억불로, 1.2%에 그치고 있는 실정. 따라서 전문가들은 바이오의약품이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연구, 개발, 허가, 판매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실제 협회들이 내세운 주된 역할도 세계시장진출과 허가절차를 지원하겠다는 것. 문제는 이처럼 역할은 같되, 주무관청은 제각각이라 이중삼중으로 협회에 가입해야 하는 업체들의 부담만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바이오협회-지경부, 제약협회-복지부, 바이오의약품협회-식약청으로 주무관청이 서로 다른 상황이다.

결국 제약사 입장에서는 어느 정부부처 하나 놓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협회에 가입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A업체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분야를 전담하는 부서가 없다보니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협회비 부담은 둘째치고 일단 모든 부처로의 줄을 이어놓는 것이 우선”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들은 경쟁분위기를 의식하면서도 정부부처간, 협회간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제약협회 바이오·의약품본부 천경호 본부장은 “처음이다 보니 다들 의욕이 많은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면 협회들끼리 업무분담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라며 “협회끼리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도우면서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오협회 관계자도 “협의회로서 법인화하지 않는다면 찬성하지만 업계의 부담도 있고 해서 관련 협회가 많아지는데 대해 부정적인 시각은 가지고 있다”며 “영국의 성공사례처럼 바이오 통합 부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통합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정부부처들이 모여 범부처신약개발 육성, HT 산업 글로벌진출 자원협의회 개최 등 협력모드를 형성하고 있어 협회마다 부처가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