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의사들이 응급피임약을 포함한 모든 경구피임약은 전문의약품이 당연하다며 거듭 피력하고 나섰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박노준)는 1일, “임신 중절을 줄이는 근본대책은 제대로된 피임상담이 우선돼야 한다”며 “경구피임약 복용은 산과 전문의의 피임상담과 복용지도의 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부 전문의약품의 일반의약품 전환과 관련, 응급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산과 의사들이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산과의사회는 지난 6월 15일, ▲고용량호르몬제재의 위험성과 부작용, ▲오남용의 우려, ▲일반피임법으로 오인될 수 있는 우리나라의 부실한 피임교육, ▲골반염, ▲성전파성질환 증가 가능성 등의 이유로 응급피임약은 전문의약품이어야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산과의사회는 “현재 응급피임약은 처방전을 통해서만 구입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응급피임약의 복용률이 2010년 기준 이미 5.6%로 일반의약품으로 약국에서 판매하는 경구피임약 복용률 2.8%의 두 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젊은 여성, 특히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미성년자들의 경우 본인에게 맞는 계획적인 피임을 상담하고 적용하기 보다는 응급피임약에 기대는 경향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단순히 구매 편의를 위해서 일반 의약품으로 전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이다.
박노준 회장은 “현재 다수의 경구피임약이 일반의약품으로 약국판매가 되고 있지만, 그로 인한 적절한 피임효과는 기대수준이 아니고, 오히려 부적절한 복용으로 인해 부작용에 대한 진료문의가 많은 것이 대한민국 여성들의 현실”이라며 “계획적인 피임에 대한 인식이 낮은 상황에서 응급피임약이 마음대로 구입할 수 있는 약이 된다면, 대다수의 여성들이 비교적 이용이 ‘편한’ 응급피임약을 일상적인 피임 수단으로 선택하게 될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산과의사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와이즈우먼이라는 여성건강정보사이트와 네이버 지식인을 통해 지난 2009년 1월부터 2010년 9월까지 접수된 피임, 생리에 관한 15013개의 질문을 분석한 결과 경구피임약 관련 질문과 응급피임약 관련 질문이 각각 46.31%, 16.81%로서 1, 2위를 차지했다.
산과의사회는 “그 중에서도 복용법과 복용 후 증상들에 대한 것이 50% 이상이었으며, 그 외에도 부작용과 합병증, 효과, 병용 약제나 다른 질병, 생활 습관과의 연관성, 수술 받을 때 또는 다른 피임법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내용처럼 산부인과전문의의 상담이 필요한 경우가 많았다”며 “따라서 경구 피임약을 전문 의약품으로 분류해 피임약 선택부터 복용까지 산부인과 전문의의 실질적인 피임 상담과 함께 처방이 돼야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