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9 (금)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제약/바이오

“슈퍼판매 졸속 추진” 약계 비난 목소리 거세

약사단체는 물론 약대 교수들까지 복지부 전면 비난

정부가 오는 9월 중으로 슈퍼판매와 관련된 약사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으로 발표하자, 약사들은 물론 약대교수들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보건복지부가 단 몇 개월 만에 약사법 개정을 진행하는 과정을 보며, “국민 건강이 달린 사안을 졸속으로 추진한다”고 우려하는 상황이다.

먼저, 그간 일반의약품 약국 외 판매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았던 약대교수들이 처음 정부의 움직임에 반대의 뜻을 보였다.

약학교육협의회(이사장 김대경)은 4일 성명을 통해 “의약품은 복용 편의성에 우선해 투약의 안전성이 예외 없이 보장돼야 하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며 “일반인들이 전문가와 상담없이 스스로의 판단만으로 의약품을 구매해 복용하는 것은 오남용과 과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급진적인 약사법 개정 추진에 대해서도 “의약품 약국 외 판매를 강행하기에 앞서 진정으로 국민보건을 위한 최선의 선택인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절차에 따른 충분한 논의와 철저한 검토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는 젊은 약사들에게서도 터져 나왔다. 약사의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이하 약준모) 역시 5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졸속 추진’에 대해 비난했다.

약준모는 “일반의약품은 일반소비재와는 엄연히 다르다는 사회적 합의를 뒤엎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의약품 유통형태는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그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바꿔나가는데 폭넓은 의견수렴과정이 필요하고, 졸속으로 추진될 성격의 사안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약준모는 일부에서 선진국은 일반약을 슈퍼에서 판매한다며 우리도 판매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약준모에 따르면 OECD 27개 회원국 중 약국당 인구수가 3000명 이하인 7개 나라 중 단 1개 나라 만이 약국외판매를 허용하고 있으며, 유럽연합 회원국 중 약국당 인구수가 3000명 이하인 8개 나라 중 단 2개 나라만이 약국외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약국 1곳당 인구수는 2,300명으로, 세계 어느나라 보다도 약국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것.

그러면서 약준모는 “심야와 공휴일에 국민이 아프다면 슈퍼에서 불충분한 지식으로 약을 사먹을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부담없이 편리하게 받을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이하 건약) 역시 같은 날 성명서를 통해 “흔히 슈퍼판매를 이야기하면서 예를 드는 곳이 미국이다”며 “그러나 미국 청소년 중 3,100만명이 일반의약품, 감기약 등의 약물 오·남용으로 심각한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으며 매년 70만명이 응급실로 실려간다”고 경고했다.

이어 건약은 “보건복지부는 심야와 휴일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내고 그 과제를 더 추진해야 하는 것이 더 올바른 해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