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성추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의대생 3명 모두에게 결국 ‘출교’ 처분을 내린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의 결과와 출교처분을 받은 학생들의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진다.
고대의대는 5일, “이번 사건 가해학생 3인에 대해 고대학칙 상 최고의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의결, 출교처분을 내렸다”며 “가해학생과 지도교수에게 징계결과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간 징계조치 지연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아왔던 고대의대는 이번 ‘출교’처분으로, 그간 징계를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의혹 논란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출교처분을 받은 3명의 남학생 중 한 명인 배 모씨는 성추행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재판의 결과와 학생 측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배 모씨는 혐의를 인정하는 두 명의 가해자들이 피해자를 성추행 할 당시, 자신은 차에 있었으며 방에 들어온 후에는 피해자의 상의를 내려주려고 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배 모씨는 자신의 무죄를 뒷받침한다는 명분으로 ‘피해자는 사생활이 문란하다, 아니다’라는 설문조사를 진행해 여론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이번 최종판결이 그간의 조사결과와 학생들의 소명기회를 반영한 것으로, 오류가 남지 않도록 심사숙고했다고 강조한다.
이번 학교 측 처분은 수사기관의 처벌과 별개로 진행된 것으로, 고대 규정에 따라 양성평등센터에서 조사를 한후, 의과대학 학생상벌위원회에서 최종판정한 결과다.
학교 측은 5일 담화문에서 출교라는 최종판결에 어떤 오류도 남기지 않으려 고민하고 고뇌했다는 뜻을 전했다.
징계 수위가 결정되기까지는 가해학생들 본인이나 법적 대리인의 소명절차도 반영됐다.
이와 같은 일련의 조사와 소명과정을 거친 후, 학교 측은 “이번 사건의 가해학생 3인에 대해 학칙 상 최고의 중징계가 불가피한 것으로 의결했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학교 측의 단호한 결정과는 달리 배 모씨는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재판의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아울러 출교 처분을 받은 학생들의 대응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징계수위를 논의할 당시 학교 측은 처분 후에 학생들의 대응에 대해서도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교처분을 내리더라도 피의자들이 이에 대한 소송을 진행할 수 있으며 다른 처분을 내릴 경우에는 피해 학생과 여론 쪽에서 크게 반발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당시 고대의대 한 교수는 “결국 어느 쪽으로 결정을 내리든 이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지기 때문에 이번 사안은 장기전이 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앞서 고대의대 남학생 3명은 동기 여학생이 술에 취해 잠이 든 사이 몸을 만지며 성추행하고 이를 촬영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