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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사면초가 몰린 김진규 총장 ‘사퇴 카드’

이사회서 해임안 발의 2일 심의 확정되자 ‘자진사퇴’ 표명


건국대학교 김진규 총장이 교수와 직원, 학생, 원로 교수들의 거센 사퇴 압박으로 사면초가에 쌓이자 자진사퇴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 총장의 사퇴 결심은 23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건국대 행정관에서 열린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김진규 총장에 대한 해임안을 발의, 6월 2일 최종 심의하기로 결의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23일 열린 이사회석에서도 격론을 벌였던 김진규 총장은 이사회의 동향이 자신의 해임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자 내달 2일 열리는 임시 이사회 전에 거취를 표명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자진사퇴했다.

2010년 9월 취임한 김 총장은 학교 발전을 위한 개혁을 추진하면서 공감대 형성 없이 즉흥정 행정과 언행불일치, 리더십 부재로 번번이 구성원들과 부딪쳤고 결국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얻는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교수협의회(이하 교협)는 지난 2일 총회를 열어 총장해임권고안을 95%의 지지율을 얻어 통과시켰고, 직원노동조합(이하 노조)도 총장 불신임 투표를 진행해 89.5%가 총장 불신임에 찬성했다.

그 동안 교협과 노조는 김 총장의 문제점으로 ▲증빙 없이 집행한 연간 1억 5,000만 원의 업무추진비 ▲진료도 하지 않고 수령한 연간 2,300만 원의 진료 수당 ▲야구경력, 전용차량, 자전거 출퇴근, 건국대병원 진료 거짓말 ▲전임 총장보다 2배 높은 연봉 ▲발전기금 모금 실적 부풀리기 및 거짓말 ▲총장 지시로 교내와 골프장에서 이뤄진 각종 부당 수의계약 ▲직원 오찬 자리에서의 성희롱 발언 ▲매주 수요일 KU파빌리온에서의 골프 ▲강남 술집 여사장과의 채무 소송 등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원로교수모임, 동문교수모임, 총학생회장협의회, 팀실장협의회, 글로컬캠퍼스, 여직원 모임인 청심회 등에서 김진규 총장 사퇴를 주문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김 총장을 압박했다.

특히 최근에는 건국대 총학생회도 23일 집회에 참여해 김 총장의 사퇴를 요구했고, 오는 30일 학생들을 대상으로 김진규 총장 불신임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건국대 이사회는 학내 여론이 악화된데다 언론 보도 등으로 인해 건국대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해 지난 10일 긴급회의를 열어 김진규 총장에게 건국대병원 의무부총장과 PSU 총장 등 겸직 사퇴를 권고했다.

이러한 조치에도 김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은 끊이질 않았고 건국대 이사회는 결국 다시 이사회를 개최해 김 총장의 자진 사퇴로 의견을 모았다.

건국대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총장 해임안에 대해 논의를 했으며 김 총장은 그 전에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밝혔다”면서 “사실상 자진사퇴”라고 말했다.

김진규 총장의 자진 사퇴 소식에 장영백 교수협의회장은 “건국대 정의는 살아있다”면서 “오늘은 건국대가 새롭게 태어나는 역사에 남을 날”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 앞서 교협과 노조는 행정관 앞 광장에서 김진규 총장 퇴진을 위한 집회를 열어 김 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400여 명이 참가했으며, 집회는 교내 행진과 침묵시위로 진행됐다.

장영백 회장은 행진에 앞서 “지금 건국대는 심각한 혼란과 명예실추, 개교 이후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이 김진규 총장의 신뢰상실, 소통실패, 러더십 부재가 원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 건국대 구성원들은 오늘 이사회에서 이사 위원들이 구성원들의 간절한 열망을 실현시켜주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진용 총학생회장은 “총장은 학사구조조정 등 학생과 관련한 일들을 진행할 때도 학생들의 의견은 묻지 않고 진행했는데 학생들과 대화하려는 의지는 있었는지 묻고 싶다”며 “총학생회에서도 총장 불신임 투표를 진행하고 총장에게 그 결과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안진우 노조 위원장은 “총장이 오늘 교무위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병원으로부터 진료도 하지 않고 수령한 연간 2,300만 원의 진료수당은 실적과 상관없이 진료 의사들이 모두 받는 것이라고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진규 총장은 그 동안 노조와 교협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고 변명으로만 일관해 왔다”면서 “연예인도 10년 전 방송에서 한 발언이 문제가 돼 방송 출연을 중단하는 만큼 김 총장도 빠른 시일 내에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진규 총장은 이날 오전 교무위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그 동안 노조와 교협에서 제기한 문제 등을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증빙 없이 사용한 연간 1억 5,000만 원의 업무추진비 ▲건국대 병원 고객들의 건강검진 결과 상담과 진료를 하지 않은 채 받아온 연간 2천300만원의 진료수당 ▲여직원들에게 수차례 한 성희롱 발언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