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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통일이후 대비해 '통일의학센터' 열었다

남북한 공동 의학용어사전 편찬…제도적 로드맵 마련 등

남북한의 의학 수준, 의료 제도, 의료 문화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통일의학센터(소장 이왕재)가 개소됐다.

통일의학센터는 먼저 새터민 의사들과 함께 남북한 공동 의학 용어사전을 편찬할 방침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학장 강대희)은 11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본관 3층 대강당에서 통일의학센터 개소식 및 창립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통일의학센터는 남북한의 의학 수준, 의료 제도, 의료 문화의 차이가 커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남북한 보건의료의 동질성을 추구하고 통일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창립됐다.

통일의학센터는 남북한 의학교육 및 의료인의 동질성 회복, 남북한 의학용어 정리, 북한이탈주민 포괄적 건강관리, 남북한 보건의료 제도 및 문화 통합, 통일의학포럼 운영 및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할 예정이다.

통일의학센터는 소장을 중심으로 ▲교육·용어팀 ▲제도·정책팀 ▲새터민 건강연구팀 ▲학술·문화 팀 등 총 4개의 팀으로 구성됐다.
특히 중점 사업으로 남북한 공용 의학용어 사전을 편찬해 남북한 의료 격차를 줄일 방침이다.

이왕재 소장은 “국내외 남북문제, 통일문제, 보건의료문제를 아우르는 다양한 전문가들과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남북한 의료격차를 줄이고 통일 이후 보건의료 분야에 대비해 남북한의 의학발전과 남북한 주민 모두의 건강을 도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남북한 의료의 차이를 줄이고 통일 이후 보건의료 분야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통일의학센터를 기획하게 됐다”며 “향후 통일의학센터에서는 남북한 보건의료의 연구, 교육, 정책 업무를 담당해 남북한 보건의료의 통합에 대한 로드맵을 제공하고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창립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한 연자들은 통일의학센터가 인도적 지원이 아닌 제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중훈 통일부 인도지원과장은 “정부 차원에서 대북 인도 지원을 시작한 것은 1995년부터이지만 지원의 효과성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병원 시설 개보수, 약품 지원 등 인도적 지원이 아닌 통일 이후 제도적 분야, 인력 교육 포함한 제도적 분야 준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 측면에서 센터가 남북의학용어사전 편찬 작업 추진은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이라며 “정부는 전문성을 보강할 민간전문기관이 북한 보건의료체계를 개선하고 통합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려대의대 윤석준 교수는 제3자를 통한 인도적 지원 보다 계획된 상태로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교수는 “우리나라는 북한과의 미묘한 정치 관계로 국내 민간기구와 국외 민간기구, WHO 등의 국제기구를 통해 지원 사업이 이뤄지다보니 지원 대비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자 않고 있다”면서 “철저하게 계획된 상태에서 지원해야 가시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연구원 이금순 선임연구위원은 보건의료체계가 무너진 북한에서 인권 개선 방식을 찾기 위해서는 인도적 차원의 접근이 아닌 제도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금순 위원은 “현재 북한의 보건의료체계는 사실상 자본주의화 돼 취약계층에 대해 열악하다”면서 “통일의학센터는 북한의 공공보건체계를 체계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의료가 단순히 질병 치료만이 아니라 영양 식수 공중위생이 결합해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총체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 구금시설, 교화소 등에서 위생 문제로 사망자가 많은 것으로 파악돼 보건의료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한에서는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마약을 경각심 없이 활용하고 있다”면서 “어린 연령대에서 의약품처럼 사용되는 것을 체계적으로 연구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대 권용진 교수는 북한의 현실보다는 미래 통일을 전제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현실을 고려한 인력 지원과 인프라 지원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생각해 그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돕는것이 중요하다”면서 “미래를 생각해 개성에 재교육대학을 만들어 장롱면허자를 위한 교육·훈련을 할 수 있는 기관과 연구센터를 만들어 북한 의사들이 스스로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제언했다.

새터민 한의사 김지은 원장은 통일의학센터가 남북 의사들의 견해차를 좁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 원장은 “남한에서 한의사 생활을 하면서 북한 의료체계 시스템에서의 사고방식과 임상 방식의 차이로 큰 혼란을 겪었다”면서 “그런만큼 북한 사람들이 통일 후 의료인에 대한 접근 방식을 지금부터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