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가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보다 조직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단지 제품출시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건기식 관련 부서를 따로 신설하거나 회사의 대표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로 육성하고 있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앞 다퉈 건기식 사업에 뛰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일괄 약가인하 등의 영향에 따른 실적악화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제약사들에게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건기식 시장이 매력적인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마케팅 측면에 있어서는 ‘제약사가 만든 건기식’이라는 소비자 인식을 활용, 부족한 유통 인프라를 제품력으로 승부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동국제약은 9월부터 헬스케어 사업부를 출범하고 건기식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나간다.
특히 마케팅에만 주력하던 기존 건기식 시장에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입증된 제품력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동국제약은 사업부를 총괄할 책임자를 외부에서 영입하고, 의약외품으로 전환된 ‘마데카솔연고’ 마케팅 담당자를 편성하는 등 조직구성을 한창 진행 중이다.
동국제약은 그간 의약품 유통에서 축적된 노하우와 제품개발력을 바탕으로 5년 후 1,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동국제약 연매출의 절반을 넘는 수준으로, 헬스케어 사업부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헬스케어 사업부 담당임원은 “현재 국내 건강식품 시장은 방문판매와 수입판매 위주의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동국제약은 제품 효능을 객관적으로 입증해 소비자 신뢰도를 높여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겠다”고 전했다.
일동제약은 중앙연구소에 천연물연구팀을 신설하면서 인지기능 개선 등을 목표로 하는 개별인정형 건기식을 개발 중에 있다.
실제 일동제약은 치매의 예방과 치료, 인지기능장애 개선에 효과가 있는 유산균 발효물질을 개발하고 관련 특허를 등록한 상태다.
이번 특허를 통해 유산균 발효산물을 식품과 의약품으로의 개발할 수도 있지만, 일동제약은 건기식 원료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인체실험부터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는 경향은 회사를 대표하는 건기식 브랜드를 런칭하는 방법이다. LG생명과학, 동구제약 등이 대표적이다.
전문의약품 위주였던 LG생명과학은 첫 건기식 브랜드 ‘re:tune(리튠)’을 런칭하면서 6개 제품을 시장에 출시했다.
리튠 제품 가운데서도 멀티비타민&미네랄은 ‘유기농 원료 99%’를 강조하며 미국 농무성의 유기농 공인인증대행기관의 인증을 받은 원료라는 점을 내세웠다. 소비자들로부터 안전한 원료를 사용했다는 점을 마케팅 전략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제품 패키지와 설명지에 모든 성분과 함량을 표기하고, 합성 원료가 반드시 들어가야 할 경우에도 원료의 성격과 안전성에 대한 설명을 담았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회사에서 처음 출시하는 건기식 브랜드인 만큼 오랜시간 준비해 선보이게 됐다”며 “성분표기를 통해 소비자들이 고품질 고함량에 대한 리튠의 진정성과 자신감을 확인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동구제약은 건기식 브랜드 런칭과 동시에 해외진출을 시작해 눈길을 끈다.
동구제약은 지난 6월 B2C사업을 총괄하는 컨슈머헬스케어 부문을 신설하고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에치컬푸드’를 국내와 미국 시장에서 동시 런칭했다.
수출 전용 제품인 ‘HN 후코이단 100’의 경우 선전이 기대되는 품목이다.
동구제약 관계자는 “해조류에서 추출한 후코이단을 원료로 한 건기식은 일본이 미국시장을 거의 독점해왔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료에 대한 불안감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산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