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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PVC 혈액백 환경호르몬, 태아도 영향

김성주 의원, NON-PVC제품으로 교체 검토해야

혈액을 담아 보존하기도 하고 환자에게 수혈하기 위해 사용되는 혈액백에서 환경호르몬이 흘러나와 체내에 유입돼 인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성주 의원(민주통합당)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혈액백을 제조하면서 첨가된 프탈레이트 가소제(PVC)가 혈액 내에 용출돼 수혈자의 생식기능 저하, 호르몬 분비 불균형, 당뇨병 발병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임신부터 수유기 동안 모체를 통해 프탈레이트에 노출된 수컷 쥐에서 출생 후 2일째 측정한 항문부터 생식기 사이의 거리가 대조군에 비해 짧아졌고, 생후 12일에 수컷 새끼에서는 유두가 모두 사라져야 함에도 프탈레이트가 투여된 동물에서 유두가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임신부터 수유기 동안 모체를 통해 낮은 농도의 프탈레이트에 노출된 수컷 새끼가 성체가 된 후 당대사 관련 호르몬 중 하나인 인슐린이 대조군에 비해 낮게 측정됐다. 당대사 관련 호르몬의 분비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증명한 것이다.

이외에도 프탈레이트의 인체 영향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동물실험과 마찬가지로 산모의 체내 프탈레이트 수준이 높을수록 태아의 생식기계 발달이 제대로 이뤄 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의 경우 프탈레이트 수준이 높을수록 지능이 낮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증상이 많이 나타났다.

2006년 시민단체와 전문가 등이 PVC 수액백 안전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이후 환경부는 2007년 2월 링거백과 혈액백(보조백), 어린이 완구용품 및 육아용품 내 프탈레이트 사용 제한 관련 입법 추진을 발표하고, 3월에는 어린이 완구에 추가하여 문구학습용, 공예용까지 사용금지 규제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지식경제부와 관련 업체의 반대로 입법 추진 대신 자율적 협약 체결로 대체됐고, 현재 링거백은 환경부와 제조업체간의 협약체결로 NON-PVC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협약이나 규제에서 제외된 혈액백은 아직도 프탈레이트 가소제를 사용해 만든 PVC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PVC혈액백은 매년 적십자가 민간에서 구매하여 2010년 196만개, 2011년 195만개, 올해는 8월까지 139만개 가량이 사용됐다.

김성주 의원은 “적십자사는 혈액백에 프탈레이트 성분이 용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인체에 구체적인 위험이 되지 않고 있으며, 대체물질로 교체 시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정부가 법으로써 관리하는 국가사업인 혈액사업에서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사항으로 고려되지 않는 것은 굉장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특허청에 프탈레이트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혈액백 제작기술이 등록돼 있다는 점에서 과연 이 기술이 활용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하고, 외국의 사례와 기술 등을 파악하여, 국민이 안심하고 수혈받을 수 있는 NON PVC 혈액백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